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부문을 중심으로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인수합병 조건부 인가 결정을 발표하자 SK텔레콤은 신중함 속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반면에 경쟁사는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에서 방송부문을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과기정통부 조건부 인가 발표 직후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 관계자와 전문가 심사위원단 결정을 존중하며 향후 방통위 사전동의 심사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합병법인은 국내 미디어 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유료방송 사업자로서 공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인수합병에서 통신부문은 애초 쟁점이 없었던 만큼 방송부문을 심사하는 방통위 사전동의 절차에 관심을 피력했다.
특히 SK텔레콤이 대리점 위탁판매를 통해 이동통신 지배력을 유료방송으로 전이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동통신시장에서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SK텔레콤이 판매수수료를 높게 지급해 유료방송 가입자를 끌어모을 것으로 우려했다.
경쟁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막강한 영업망과 자금력을 동원해 유료방송 가입자를 유치하면 방송 공공성,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면서 “이동통신에 이어 방송까지 자본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동의 과정에서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도 인수합병 조건부 인가를 발표하며 “SK텔레콤은 다른 통신사보다 누적 영업이익이 3~4배 많아 과도한 마케팅을 할 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가 결합상품 인가조건을 강화한 만큼 위탁판매 문제가 불거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과기정통부는 유선통신과 케이블TV 결합상품에 대해 합병일 3년 이내 가입하거나 갱신한 이용자에게는 해지위약금을 물지 못하도록 했다. 많은 마케팅비를 써서 유치한 가입자가 쉽게 빠져나갈 위험이 있는 것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