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비상 경영에 돌입한 만큼 사내 분위기를 일신하고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CJ그룹은 30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식품사업부문 대표에 강신호 총괄부사장,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 겸 그룹 최고혁신경영자(CDO)에 차인혁 부사장을 각각 내정했다. 구창근 CJ올리브영 구창근 대표와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 윤도선 CJ대한통운 SCM부문장을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58명에 대한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발령일은 1월 1일이다.
CJ 관계자는 “2020년은 그룹의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해로, 사업별 초격차 역량 확보 및 혁신 성장 기반을 다질 중요한 시기”라면서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이번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강신호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는 2018년부터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지내면서 비비고 브랜드 중심으로 'K푸드'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하고, 가정간편식(HMR) 등 국내 식문화 트렌드를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전 대표이사 신현재 사장은 CJ기술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와 인재 발굴에 힘쓸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부문은 하봉수 바이오사업본부장(부사장대우)이 이끈다.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신임 대표이사는 SK텔레콤 IoT사업부문장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추진단장 등을 지내고 지난 9월 CJ그룹에 영입됐다. 오랜 기간 국내외의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그룹 전반의 DT 전략 및 정보기술(IT) 신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부사장에 오른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이사는 외국계 브랜드와의 경쟁 속에 토종 '헬스앤뷰티 스토어'의 지속 성장을 견인하며 중소 K뷰티 업계와 상생하는 등 산업 생태계를 공고히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이사는 CJ 여성임원 가운데 내부 승진으로 부사장에까지 오른 최초의 사례다. 웰메이드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기로 K드라마 확산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이밖에 CJ는 임원 인사와 함께 지주사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실을 폐지하고 팀제로 전환하는 등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했다. CJ 관계자는 “지주사 임원들의 계열사 전진 배치를 통해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