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창리 '중대한 시험'에 美 안보리 카드로 압박...'데드라인 임박' 북미 대치 고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오는 11일(현지시간) 미국의 요청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도발 확대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공개 회의를 한다. 앞서 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며 미국을 압박한 데 대해 안보리 카드로 맞대응한 셈이다. 연말 '데드라인' 앞두고 북미간 강대강 대치가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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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진행된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같은 시각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뉴스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9일 외교 관료를 인용해 미국이 10일 안보리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대신 11일 북한의 위협 고조에 초점을 맞춘 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안보리 유럽 이사국들은 세계 인권선언의 날인 10일 북한 인권토의 개최를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은 10일 인권토의 대신 날짜를 하루 늦추고 주제도 북한의 미사일 문제 등으로 바꿔 논의하도록 했다.

이는 그간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크게 문제삼지 않았던 미국이 태도를 변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단순 '말 경고'를 넘어 연말 시한을 앞두고 공개 경고와 함께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의지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며 인공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어 북한은 곧바로 “참으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대목”이라며 “우리는 더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이라고 반박해 양국 긴장감을 높였다.

북미간 설전 수위가 높아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문 대통령의 중재역할 폭이 줄어든 상황에서 북미 간 기싸움 국면을 돌파할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관계도 경색돼 있는 상황이라 더 어려운 국면이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하고 있다”며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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