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5000세대 전기를 책임지고 9000세대에 열(온수)을 공급합니다.”
지난 4일 한국난방공사가 운영하는 동탄 연료전지 발전소는 주변 지역에 전기와 열을 공급하기 위해 쉼 없이 발전(發電)하고 있었다. 이 곳 연료전지는 11.4㎿(440㎾·26기가) 규모로,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추출한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결합해 발전하는 방식이었다. 지난해 12월 가동을 시작한 연료전지 발전소는 1년간 9만8166㎿h 전기와 6만5458G㎈ 열을 생산했다. 도심지역 전기와 열 공급을 동시에 책임지는 '분산형 전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는 연료전지 발전소 50개소(375㎿)가 구축,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에 따라 발전 공기업이 27개소(150㎿)·민간발전소가 33개소(225.5㎿)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대부분 경기(43%)와 인천(20%), 서울(11%)에 몰려있다. 세계 연료전지 시장은 약 1000㎿ 규모로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비중인 37%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수립한 이후 연료전지 발전소 구축이 활기를 띠었던 까닭이다.
동탄 연료전지 발전소에서는 △친환경 △적은 소음 △도심지역 설치용이 △높은 가동률 등 4가지 장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질소산화물(NOx)·황화물(SOx) 등 대기오염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아 탄소저감 효과를 내고, 소음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또 발전용량 1㎾당 필요한 면적은 179㎡로 높은 공간효율을 갖춰 도심지역에 설치하기에도 적합했다. 연료전지 1대 크기는 가로 8.7m·세로 2.5m, 높이 3m 컨테이너 박스 크기다. 90% 이상 높은 가동률을 기록, 운용조건에 제약이 많은 재생에너지 약점을 보완하는 기능도 돋보였다. 근거리에서 가정에 전기와 열을 공급하기 때문에 송전손실도 거의 없었다. 연료전지가 '최적의 분산발전'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다만 연료전지는 다른 발전원과 비교해 구축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등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극복 과제였다. 연료전지는 1㎿당 설치비용이 50억원을 상회, 기존 LNG 열병합발전소 구축비용보다 7배가량 비싸다. 분산전원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대부분 작은 용량으로 구축, 아직 가격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정·건물용으로 판매되는 연료전지 역시 1기당 1억원대를 호가하기 때문에 정부 보조금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발전단가도 일반 가스터빈을 활용하는 LNG발전소보다 100원 정도 더 비싼 수준이다.
정기석 에너지기술평가원 수소연료전지PD는 기술발전 추이에 따라 경제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10년 전과 비교해 연료전지 발전단가가 30% 이상 낮아졌고 기술개발 속도에 따라 가격은 지속 하락할 것”이라며 “현재는 물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법이 경제적이지 못해 LNG에서 수소를 추출하지만 미래에는 물에서 추출된 수소와 공기 중 산소로도 발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미국·독일·일본·중국 등 선진국은 수소경제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창섭 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에너지는 사회의 지지를 받아야 기술이 확산되고 먹거리가 창출된다”며 “연료전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