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봇산업협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고 향후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국내 로봇업계가 연구소와 학계 위주 연구개발(R&D) 투자 관행을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로봇산업협회는 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한국로봇산업협회 창립 20주년 기념식 및 창립기념 패널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국내 로봇산업이 연구소와 학계 위주 연구관행을 탈피하고 본격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제언이 쏟아졌다.
이준석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로봇PD는 “우리나라가 로봇 분야에 대해 R&D를 한지 20년이 다 돼 가고 투자도 조(兆) 단위로 했지만 로봇산업에 대한 외부 시선이 곱지는 않다”면서 “연구소와 학계 위주로 투자가 이뤄졌고, 완성도 있는 로봇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뢰성은 높지만 화려하지 않은 중간기술 정도로 사업화를 시도해야 한다”면서 “사업화를 했더니 매출이 발생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내 로봇산업은 중소기업이 97%를 차지하고 기업 중 56%는 1년 평균 매출액이 3억3000만원 수준이다. 이 같은 영세한 산업 구조를 변화하기 위해서는 사업화 성공률이 높은 R&D를 추구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로봇기업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중국 기업이 우리나라로 와서 대리점을 구축하려했지만, 지금은 그런 중국 로봇 기업이 유니콘 기업이 됐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그런 기업이 없다”면서 “해외에서 성장한 기업이 있는데 우리 기업은 많이 반성해야 한다. 지금은 우리가 잘해서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로봇산업협회는 1999년 6월 29일 설립된 국내 최초 로봇산업 대표단체 '로보틱스연구조합'이 전신이다. 2001년 국내 최초 로봇 R&D인 '퍼스널로봇 기반기술개발사업'으로 사업자단체로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국내 로봇기업 사업기반 조성을 위해 20년간 제도개선, 조사통계, 인력양성 등 산업인프라 구축 지원, 국제협력 및 해외진출 지원, 로보월드 개최 등 산업 고도화 지원 활동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로봇산업협회 성장에 주도적 역할을 한 6명에게 공로패도 수여했다. 수상자는 이용훈 현대로템 전 대표, 김정호 로보스타 전 회장, 이순걸 경희대 교수, 조영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정낙균 로봇산업협회 전 전무이사, 조영훈 로봇산업협회 상임이사 등 6명이다. 협회는 또 지난 20년간 로봇산업과 협회 발자취를 공유하고 향후 로봇산업 발전에 대한 방향성을 담은 로봇산업협회 20년사를 발간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