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 등 최고경영진을 대거 교체하는 변화를 택했다. 권봉석 사장을 CEO로 선임해 변화 대처 속도를 높인다. 사업본부장도 새 인물을 발탁하면서 새로운 사업환경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인사 혁신에 나섰다.
LG전자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큰 변화는 CEO 교체다. LG전자 새 사령탑은 권봉석 사장이 맡는다. 권 사장은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과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을 겸임하다 이번에 CEO로 올라섰다.
권 사장이 CEO를 맡으면서 조직이 한층 젊어지게 됐다. 이는 구광모 LG회장이 경영 키워드로 제시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전신화'를 이끈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용퇴를 선택했다.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장을 거쳐 2016년 CEO에 오른 조 부회장은 '신가전' 열풍을 주도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LG전자는 올해 가전사업에서 월풀을 제치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위에 오르는 눈부신 성과를 냈다.
권 사장이 CEO로 옮기면서 공석이 된 HE 사업본부장은 박형세 TV사업운영센터장 부사장이 맡는다. MC 사업본부장은 이연모 단말사업부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서 맡는다.
LG전자는 조 부회장이 CEO를 맡은 이후 실적이 꾸준한 상승세다. 특히 영업이익 개선이 두드러진다. 좋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조 부회장이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면서 사업본부장 등 최고경영진이 연쇄 이동하는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이번 인사에서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과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 사장도 퇴진했고, 후배 경영진이 자리를 이어 받았다.
임원인사에서도 연쇄 이동이 이뤄졌고, 발탁 승진자도 배출했다. LG전자가 이처럼 혁신적인 인사를 단행한 것은 변화 필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등 새로운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도를 더욱 높여야하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CEO 신규 선임을 비롯해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한 것은 변화에 빨리 대응할 수 있는 젊은 융합형 인재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면서 “새 경영진을 중심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