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치료제 '전자약' 개발, 국가 전략 마련 착수

정부가 '꿈의 치료제'로 불리는 전자약 기술 확보를 위해 중장기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초기단계 전자약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육성 분야를 선정하되 '정부-병원-기업'간 유기적 협업 모델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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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드 전자약 솔루션 이미지

28일 정부기관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전자약 산업육성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 중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도출한 뒤 2021년부터 정부 예산을 투입해 본격적인 육성 사업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전자약은 인체에 주입한 일종의 의료기기로, 전기적 신호로 문제가 있는 신경을 치료한다. 치료가 필요한 특정 세포나 신경만 자극해 기존 합성 의약품이나 수술이 야기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꿈의 치료제'로 불린다.

보건산업진흥원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앞다퉈 전자약 기술 확보에 나서면서 우리나라도 대응 차원에서 중장기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우선 글로벌 전자약 개발 트렌드와 국내 수준을 분석한 뒤 전자약 전략품목을 도출한다. 국내 기술 경쟁력에 따른 투자 우선순위를 선정, 기술 확보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한다.

단기적으로는 이르면 2021년 실행 가능한 연구개발(R&D) 과제 도출부터 장기적으로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기술개발 사업, 제도 정비 등을 포괄하는 전략을 내놓는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전자약이 주목 받지만 국내에서는 전문적인 R&D 사업이 없었다”면서 “그동안 우리나라 의료기기는 세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성공사례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세계 전자약 시장은 2016년 기준 172억달러(약 20조2168억원)에서 2021년 252억달러(약 29조6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울증, 치매 등을 포함해 신경 복구 등 난치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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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자약 시장 규모

실제 프랑스 국립인지과학연구소에서는 전자약을 이용해 식물인간 상태 환자 의식을 깨우는데 성공했고, 미국 케빈 트레이시 박사는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를 치료한 결과가 논문으로 나왔다. 국내에도 리메드, 와이브레인 등 기업이 우울증 등을 치료에 효과적인 전자약을 개발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전자약으로 대변되는 첨단 의료기기 산업 육성에 의지를 보인 것은 긍정적이지만,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세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근용 리메드 대표는 “초기 단계인 전자약 시장에서 국내에서조차 이 분야에 전문가는 손에 꼽는다”면서 “정부가 초기 전략 수립부터 기업, 병원, 연구기관 등 다양한 영역에 전문가를 발굴하고, 우리가 승부를 볼 수 있는 영역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자약도 의료기기 분야인 만큼 개발 후 실증을 위해 병원 참여가 필수라는 목소리도 높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은 세계 10위권이지만, 국산 제품 사용 비율은 10%가 채 안 된다. 국산 의료기기 기업 매출도 전체 기업 90% 가까이가 연매출 50억원이 채 안 된다. 병원-기업-정부가 협력 모델을 만들어 정책 설계, 시행, 적용까지 원활하게 이뤄져야 초기시장 주도권 확보가 가능하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전자약은 수술이나 기존 약이 들지 않는 시장을 겨냥해 우리나라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개발 후 임상과 적용을 할 수 있는 의료기관까지 참여시켜 국내를 넘어 세계까지 수출할 레퍼런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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