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처방 필요한 의약품, 해외직구로 무분별 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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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최근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처방받던 탈모치료제를 인터넷에서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포털에서 해당 제품 해외직구를 검색하자 생각지도 못했던 사이트가 쏟아졌다. A씨는 이후 병원대신 인터넷 해외직구 사이트를 통해 탈모치료제 구입을 지속했다.

발기부전, 탈모치료제 등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 해외 구매 대행을 타고 속수무책으로 국내 반입된다. 트위터, 페이스북뿐 아니라 카카오톡 등을 이용해 구매 상담을 하고 일부 판매자는 '판매 신뢰'까지 내새운다. 검증되지 않은 의약품 반입 문제뿐 아니라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가 크다.

직장인 A씨 사례와 같이 해외 직구 사이트를 검색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여드름 치료제인 '로아큐탄', 탈모약 '핀페시아',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등 원하는 제품을 포털에 검색하자 추천 사이트 등이 쏟아졌다. 이들 사이트는 단기간에 운영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운영됐음을 쉽게 확인 가능했다.

특히 B사이트에서는 상품후기 800여개가 넘는 글이 게재되어 있으며 현재까지도 계속 업데이트 되고 있다. 전문의약품 구매 시 적립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하는 대담함도 보였다. 해당 사이트는 '업체 유일 인도 현지 약사와 함께하는 의약품 전문 구매대행 업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다른 C사이트는 카카오톡을 이용한 상담을 안내한다. 해당 사이트는 비아그라, 핀페시아, 로아큐텐 등 국내서 인기가 높은 전문의약품을 판매한다.

전문가는 전문의약품 오남용 시 심각한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전문의약품은 해당 기전뿐 아니라 별도 약과 동시 복용 시 생각지 못한 부작용 발생 가능하다. 이들 전문의약품 오남용으로 발생한 부작용 사례가 인터넷에 공유될 정도다. 게다가 의약품 대부분 동남아 등에서 들여오는 만큼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배제하기 어렵다.

황보영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약제팀장은 “전문의약품은 생산 과정, 유통, 보관 전 과정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공급되지만 해외직구로 들어오는 의약품은 이런 과정을 담보하기 어렵다”면서 “전문의약품 분류가 각종 부작용 등 위험을 갖고 있으며 실제 약물 오남용에 따른 피해 사례도 보고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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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약품이 아무런 제재 없이 유통되고 단속도 늘고 있지만 이를 근절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 온라인 의약품 불법판매 적발현황에 따르면 2014년 1만9649건을 시작으로 2015년 2만2445건, 2016년 2만4928건을 넘어 지난해 2만8657건, 올해 9월 기준 2만8755건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식약처가 사이버조사단을 조직하면서 적발 건수가 늘지만 이를 피한 불법유통은 여전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사이버조사단은 유통 중인 전문의약품뿐 아니라 과장광고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족했으며 불법 사이트 등을 차단하고 있다”면서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업, 사이트를 막지만 이들 판매상이 점조직처럼 확산돼 있으며 대부분 해외서 운영 돼 근절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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