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30주년]아세안에 부는 한국어 열풍, 미래 협력 매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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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한국어말하기 대회와 정부초청장학생(GKS) 동문 행사에서 아세안에 부는 한국어 교육 열풍이 확인됐다. 한류와 함께 번지기 시작한 한국어 배우기 바람이 아세안 내 친 한국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일조했다는 평이다.

교육부는 25일 GKS 동문평화콘서트를 개최한데 이어 26일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제 1회 아세안 중등학생 및 대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 시상식을 열었다.

행사장에는 아세안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한국어를 매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아세안 10개국 중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5개국이 한국어반을 제2 외국어로 채택해 정규 교육과정에 개설하고 있다. 216개교에서 4만 5000여명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내년에는 라오스와 미얀마, 캄보디아가 한국어를 정규 교육 과정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26일 유은혜 부총리는 한국어 교육 협력을 위해 라오스칸탈리 시리퐁판 라오스 교육체육부 차관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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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서는 내년 3개교 중 1학생 100여명을 시작으로 한국어 교육이 시작된다. 교육부는 한국어 교원을 파견하고 현지 대학과 협업해 교원 양성과정 개설을 지원한다. 교육부는 2022년까지 아세안 전역 한국어 채택을 위해 교원 파견을 올해 47명에서 2022년 120명 수준으로 확대하고 현지 교원 연수도 내년 120명 진행할 계획이다.

아세안 국가에서 한국어 시험인 TOPIK 응시자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 문화와 경제를 배우기 위한 첫 걸음으로 아세안 학생들이 한국어 과목을 선택한 것이다. 2012년 아세안 국가의 TOPIK 지원자 수는 6715명에 불과했으나 2018년 4만 716명으로 대폭 늘었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지난 9월 교육부가 태국에서 주최한 중등학생 및 대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아세안 전역으로 넓혀 한국어교육 성과를 공유하는 장으로 마련했다. 대회에는 아세안 10개국 200여명의 중·고등학생·대학생과 교사·교수, 각국의 교육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는 학생들이 단순히 한국어를 말하는 수준에서 넘어서 한국 역사와 과학, 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보여졌다.

대상을 받은 말레이시아 세리푸테리 학교의 아이샤 마이사라 빈티 아밀(16세) 학생은 “한국어 수업시간에 배운 세종대왕은 리더로서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준 분”이라면서 “세종대왕을 만나게 해 준 한국어 수업은 정말 의미있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대학생인 미얀마 모모 미엣 모 만달레이외대 학생은 “한국의 발전된 대중문화를 통해 자국 문화를 지키되 다른 나라 문화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한국을 통해 배운 가치를 아세안으로 넓힌다면 한-아세안 미래는 매우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한국 정부는 아세안 각국과 적극 협력해 현지 상황과 수요에 맞춰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이 사람 중심 평화와 번영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소통할 줄 아는 인재가 필요하다”면서 “대회 참석한 모두는 인재로 성장할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부산=임동식 부장(팀장), 성현희, 유근일, 문보경, 박소라, 이동근 기자

서울=박지성, 변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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