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KSM...코넥스 이전 상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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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3년차를 맞은 한국거래소 스타트업마켓(KSM)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넥스, 코스닥으로 이어지는 기업공개(IPO)의 사다리 역할을 위해 개설됐지만 실적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6년 11월 14일 출범 이래 KSM의 거래 건수는 17개 기업 464건에 불과하다. KSM 등록 기업은 105개사다. 특히 코넥스 이전 상장 기업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KSM은 스타트업 자금 조달과 상장 지원 등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 제공을 통해 창조경제에 기여한다는 명분으로 개설된 장외 주식시장이다. 특히 코넥스·코스닥 상장까지 이어지게 돕는 상장사다리 체계 구축이 목표다.

거래소는 올해 KSM 등록 기업 가운데 코넥스 상장 이전 기업을 8개(코스닥 포함 시 10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코넥스로 갈 수 있다는 것은 기업으로서 어느 정도 외형과 내실을 갖췄다는 뜻이다. 그러나 코넥스 상장으로 이어진 기업이 0개로 집계되면서 KSM의 개설 목표가 상실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KSM은 벤처캐피털(VC) 등과 연계해 금융투자, 마케팅, 법률 등 분야에 대한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스타트업 주식 거래를 지원한다. KSM을 통해 거래하면 전매제한(6개월) 적용이 제외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은행, 기업은행, 코스콤 등을 KSM 등록 추천 기관으로 공식 지정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효과는 보지 못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은 맞지만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역할에 더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거래량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면서도 “적은 인원으로 스타트업을 육성·지원하는 것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KSM은 계륵 같은 시장이 됐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와 맞물려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K-OTC와 사설 거래플랫폼 등 비슷한 성격의 시장이 이미 자리 잡은 상황에서 KSM이 존재감을 발휘하기 어렵다. 게다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은 대기업이 막대한 자본금을 투입해 선도하고 있다.

KSM이 유명무실화된 배경엔 코넥스 시장의 정체 문제도 있다.

KSM에 등록하면 코넥스 이전 상장 시 특례를 받을 수 있다. 지정자문인 선임 1년 면제 등이다. 그러나 코스닥 상장의 문턱을 낮추면서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에 직상장하는 기업이 늘면서 코넥스 시장도 활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 자체 매력도 퇴색해 외면받는 상황에서 그보다 더 전 단계인 KSM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기업을 유인하고 투자자 관심도 높이기 위해 세제 혜택을 주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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