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재정립 필요한 스마트공장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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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중소기업 대표가 보는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의 성공률은 약 30%에 불과합니다. 70%는 실패로 평가합니다.” 최근 만난 한 중소기업 최고책임자(CEO)가 전해 준 말이다. 정부가 올해 공을 많이 들여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이 현장에서는 '계륵'처럼 인식되고 있다. 필요성은 느끼지만 지금처럼 해서는 실패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지금이라도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 자체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정부가 2025년까지 3만개를 구축하겠다던 당초 목표를 2022년으로 앞당긴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조급증이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불만이다. 현장에서 보는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 문제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보안, 예산, 소프트웨어(SW)다. 초기에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기업은 보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이버 공격 대상이어서 이를 막기 위한 보안시스템 구축에 더 많은 비용이 들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기업이 실정에 맞는 최적의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기 위한 예산을 제대로 충당하기 어려운 현실도 부담이다. 정부는 스마트공장 고도화 단계를 제외한 기업에 최대 5000만원을 지원하고, 기업이 5000만원을 매칭해 1억원을 사용한다. 이 정도 사업비로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최소 3억원 이상은 투입해야 가능하다. 그러나 이 정도 예산을 지원하는 레벨3 이상의 고도화 구축 사업 선정 기업 수는 너무 적다.

외산 SW를 주로 사용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시스템 공급 업체가 스마트공장에 탑재하는 SW는 대부분 독일 또는 일본산이어서 기존 시스템과 호환이 잘 되지 않아 생산공정 안정화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공연히 외국 SW 기업만 배불리는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이 되고 있다.

중소 제조기업은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주축이다. 스마트공장은 중소기업 제조 경쟁력을 제고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의 도약에 기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국내 기업 실정에 맞는 한국형 스마트공장이 되도록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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