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정국의 향방을 가를 운명의 3박5일이 시작됐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상정 법안, 데이터 3법, 탄력근로 확대 등 주요 현안 처리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여야 원내대표가 20일 함께 미국으로 출국했다.
주목적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우리 국회 입장을 미국 정치권에 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연말 현안 처리를 한주 앞두고 3박5일간의 일정을 함께 소화하는 만큼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이 좁혀질지 관심이 주목된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했다. 이들은 미국 의회·정부 주요 인사와 면담하고 24일 오후 귀국한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3당 원내대표가 미국 의회를 방문, 한국 국회 및 정당 의견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협상이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대한민국 의견을 전달하겠다. 동맹이 튼튼한 것이 미국 국익에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외교·안보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여야가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며 “야당이 아닌 여당 원내대표라는 마음으로 협상과 의회외교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 상원의 찰스 그래슬리 임시의장(공화당)과 코리 가드너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 하원의 제임스 클라이번 원내총무(민주당)와 엘리엇 엥겔 외교위원장(민주당), 마이클 매콜 외교위원회 간사(공화당), 앤디 김 군사위원회 의원 등을 만난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비롯한 미국 정부 측과도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힘을 합치기로 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달리 이견차가 여전한 연말 주요 현안 논의도 이어진다.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의 정수를 조정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법 등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의 본회의 부의, 정부 예산안 심사,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의 처리를 위한 본회의 추가 일정 조율 등을 두고 방미기간 중 물밑 협상도 이어간다.
특히 선거·사법개혁 등과 관련해선 지난 4월과 같은 물리국회 재현 우려도 커진 상황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의원외교 외에도 (야당 원내대표들과) 정치 현안을 잘 얘기하고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