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올해 세번째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 위원회에서 중국 사이버보안과 화장품 분야 규제 개선을 이끌어냈다. 정부는 인도와 중동,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을 위주로 우리 기업이 장벽으로 여긴 규제도 개선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올해 제3차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 위원회에서 7개국 15건에 대해 규제개선·시행유예 등 답변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TBT는 국가간 서로 상이한 기술규정, 표준, 시험인증절차 등을 적용해 상품 자유로운 이동을 방해하는 무역상 장애요소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에서 10개국 47건에 대해 규제당국자와 협의를 실시했다. 중국·중동·중미·남미 등 7개국에서 15건 규제 개선을 이끌었다.
중국은 사이버보안·화장품분야에서 우리나라 입장을 반영해 규제를 개선했다. 중국은 핵심인프라시설에 사용되는 정보기술(IT)제품·서비스 보안심사와 상업용 암호제품 시험인증 과정에서 소스코드 등 핵심기술 자료를 기업에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 또 그간 지정제로 운영한 화장품 검사기관을 등록제로 개선했다. 이들 규제는 우리 기업이 중국 진출 시 '손톱 밑 가시'로 여기던 규제로 우리 정부는 지속적인 규제 완화를 요청했었다.
중동·인도는 최근 도입한 신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아랍에미레이트(UAE)는 에어컨 제품 과도한 최소에너지효율 기준을 인근 걸프지역표준화기구(GSO) 국가와 동일한 수준으로 개정한다. 일부 에어컨 제품군에서 누락된 에너지효율기준은 보완한다. GSO 7개 회원국은 도입예정인 유해물질제한(RoHS), 건설장비 관련 규제를 시행 후 6개월 경과조치 기간을 부여한다. 인도는 IT통신기기 규제 시행시기를 현지 지정시험소를 충분히 확보한 이후로 유예한다.
중·남미 국가는 도입예정인 규제시스템에 대해 시행 시기를 연기한다. 브라질은 유해물질제한(RoHS) 규제에 대해 WTO 공식 통보 절차에 따라 실질 시행시기를 연기했다. 규제적용 대상에서 인증부담이 큰 특수 분야인 건설장비는 제외하고, 해외공인시험소·제조자 시험성적서는 인정한다.
페루는 가전제품 에너지효율라벨에 표기하는 소비전력 값에 제조자 유연성을 부여한다, 온도조절 기능이 없는 세탁기에 대한 온도조건 시험항목 규정도 삭제했다. 파나마는 전자제품 에너지효율규제를 현지 시험인프라가 갖춰지는 내년 1월 이후로 연기한다. 적용기준일은 판매일이 아닌 통관일로 명확하게 바꾸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