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 자금 수요가 꾸준히 이어진 탓이다.추석 연휴로 인해 기타대출도 전월보다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9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7조2000억원 증가한 87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 증가 폭이 9월(4조8000억원)보다 확대됐다.
가계대출 증가 폭은 올해 들어 계속 확대되다가 9월 처음으로 주춤했다. 그러나 지난달 추석연휴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되면서 주담대와 기타대출이 동시에 증가했다.9월 서울 아파트 입주 및 전세거래 관련 자금 수요 감소가 일시적 현상에 그친 것이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는 4조6000억원으로 2016년(5조4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월(3조8000억원) 대비로는 8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 증가 규모(2조5000억원)도 전월(1조원)보다 커졌다. 9월 초 추석 연휴에 사용했던 카드대출 상환일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9월 가계대출이 줄었다가 지난달 증가세로 돌아선 점을 갑작스러운 전환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며 “최근 주택 가격 상승 흐름을 감안하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유의미하게 둔화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정부 규제 강화에도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실제로 올해 들어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1월 1조1000억원에서 8월 7조4000억원까지 꾸준히 몸집을 불렸다. 올해 1월만 지난해 말 대출 규제 강화로 전년(2조7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크게 축소됐지만 2월부터는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제 2금융권 등 비은행기관의 가계 대출까지 합하면 10월 한 달 간 가계대출은 총 8조1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한은은 내년도 예대율 규제 변경이 현재의 흐름을 바꾸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은행 예대율 산정방식 변경을 통해 새로운 예대율 규제를 도입한다. 가계대출 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한다.
한은 관계자는 “내년도 예대율 규제 변경으로 은행에서 가계대출 심사 엄격하게 한다는 등의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며 “또 가계대출 가중치는 높아지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떨어지는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기업대출을 더 취급하는 것이 예대마진율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신 예대율 도입을 앞두고 기업대출(869조2000억원)도 7조5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전월(4조9000억원)보다 그 폭이 크게 넓어졌다.
특히 중소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6조3000억원으로 2015년 4월(6조6000억원) 이후 4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부가가치세 납부를 위한 자금 수요가 증가한 데다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늘리기 위해대출을 적극 취급했기 때문이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