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29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께서 10월 29일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하셨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를 가족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하셨다”며 “애도와 추모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인은 노환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 등으로 최근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했고, 이날 저녁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
장례식장은 부산의 한 성당이며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한 뒤 행사 종료 직후인 오후 3시 20분께 곧장 부산으로 출발했다.
문 대통령의 부산을 찾은 것은 지난 26일 헬기를 타고 이동해 강 여사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돌아온 이후 사흘 만이다.
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가운데는 처음으로 재임 중 모친상을 치르게 됐다.
문 대통령은 저서 '운명' 등을 통해 강 여사 관련 이야기를 자세히 언급했었다.
강 여사는 지난 1950년 흥남철수 때 피란민을 구출한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내려왔다. 경남 거제에 정착한 지 2년 만에 문 대통령이 태어났다.
문 대통령은 강 여사가 생계를 위해 시장 좌판에 옷을 놓고 팔거나 연탄배달, 암표 장사에 나선 에피소드 등을 소개한 바 있다.
강 여사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으로 재직 중이던 2004년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당시 북측에 있던 동생 병옥 씨를 만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31일 열기로 한 반부패정책협의회는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3일부터 5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일정 조정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