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올해 안에 완전히 새로운 인공지능(AI) 기본 구상을 바탕으로 'AI 국가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네이버가 마련한 개발자회의 '데뷰(Deview) 2019' 행사에 참석, '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라는 메시지로 기조 연설을 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개발자 콘퍼런스를 찾아 AI 분야를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이 처음으로 개발자 행사에 참석했다”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가전략 발표 계획을 언급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의 결정판인 AI 부문의 지원 의지를 잘 보여 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AI 육성 전략은 뒤늦은 느낌마저 있다. 주요 나라는 이미 AI 경쟁력을 위해 사활을 걸었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우리도 4차 산업혁명을 기치로 내걸고 발 빠르게 움직였지만 불행하게도 AI 경쟁력은 선두 그룹에서 한참 밀려났다. 세계 AI 기술은 미국, 중국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일본과 독일 등 유럽이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우리는 이들 선두권에서 뒤떨어진 3위 그룹에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알파고 쇼크'로 AI 경쟁력 확보를 발등의 불로 인식했지만 정작 세월만 허송한 꼴이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부 관심이 급박한 정책 현안에 밀렸기 때문일 수 있다. 생태계와 시장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정작 기업이 움직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인재, 기반 기술과 같은 인프라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점도 한계였다.
무엇보다 법과 제도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했다. 당장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3법' 개정안이 1년 동안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생태계, 시장, 기술, 인재 모두 시급한 사안이지만 데이터 법만이라도 하루빨리 처리돼야 한다. 법과 제도는 정부 및 국회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영역이다. 지금은 거창한 구호보다 정부와 민간 역할을 확실히 구분해서 AI 육성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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