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연, '가스하이드레이트' 형성 원리 원전해체 기술에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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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하이드레이트 형성 원리를 이용한 제염장치 파일롯 플랜트와 제염 실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세계 처음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 형성 원리를 이용한 새로운 제염기술과 장치를 개발했다. 원전해체 기술 자립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은 가스하이드레이트 결정·분리 원리를 오염수 정화에 응용, 방사성 액체 폐기물에서 핵종물질을 비롯한 오염원을 걸러낼 수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 제염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술 개발을 주도한 이주동 생기연 수석연구원(해양플랜트기자재R&D센터장)은 22일 생기연 동남지역본부에서 열린 '부산 원전해체산업 기술세미나'에서 기술과 파일럿 플랜트를 공개했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저온·고압 상의 해저에서 메탄, 에탄, 프로판, 이산화탄소 등 저분자 가스와 물이 결합해 형성된 결정체다. 물 분자 간 수소결합으로 형성된 3차원 격자 구조 속 빈 공간에 작은 가스 분자가 물리적으로 결합돼 있다. 상온·상압 환경에서는 바로 물과 가스로 분리된다.

생기연 연구팀은 이 가스하이드레이트 형성과 분리 원리를 원전해체 제염 기술에 적용했다.

방사성 액체를 저온에서 압력을 가해 핵종과 기타 오염물질을 함유한 결정체 형성을 유도하고, 결정체를 상온·상압 환경에서 분리해 핵종과 오염물질은 걸러낸뒤 물은 배출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이 2톤 규모 파일럿 플랜트를 제작해 방사성 액체의 핵종 제거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코발트(Co), 스토론튬(Sr) 등 7종의 방사능 물질을 평균 90%가량 걸러냈다.

이 기술은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췄다.

기존 액체 방사성 폐기물 핵종 처리는 흡착, 침전, 가열, 이온교환 등 여러 방식을 사용하는데 대부분 고농도 함유 폐기물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또 기술 및 방식에 따라 대량의 화학약품을 사용해야 하고 에너지도 많이 소모한다.

방사성 액체 폐기물 처리는 물론 쓰레기 매립장 침출수, 축산폐수 처리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주동 수석연구원은 “방사능 오염수의 1차 처리(전처리)에 적용해 주요 핵종과 오염물질을 제거하면 2차 및 최종 처리 단계와 소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면서 “처리 용량을 일 10톤 규모로 늘리고, 고농도 오염수까지 처리할 수 있는 추가 상용화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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