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신영 전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평안남도 강서 태생으로 실향민인 노 전 총리는 서울대 법대 졸업 1년 전인 1953년 고시행정과에 합격, 1955년 외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80년 5공 정권이 들어서자 외무부 장관에 이어 국가안전기획부장(안기부장), 국무총리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1980년 8월 고시 출신 외교관으로는 처음 외무장관에 올랐으며, 장관 시절에는 1965년 한일협정 이후 최대 규모 양국 간 경협협상을 맡기도 했다.
안기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는 중국과 첫 공식 대화 물꼬를 트게 한 중국 여객기 불시착 사건, 사할린 상공에서 발생한 소련기에 의한 대한항공기 격추사건, 아웅산 테러암살사건 등 굵직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1987년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이 불거지자 정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용퇴, 32년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이후 당시 여당이었던 민정당 고문을 지냈으며, 1994년부터 2012년까지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노 전 총리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대표 멘토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초대 주인도대사로 나갈 때 반 총장을 서기관으로 데려간 데 이어 방글라데시와 수교할 때도 반 총장을 동행시켰다. 1985년 총리로 취임했을 당시에는 반 전 총장을 초고속 승진시켜 의전비서관에 임명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2년 3개월간 총리직을 수행, 이명박 정부 김황식 국무총리(2010년 10월 1일∼2013년 2월 26일·2년 4개월) 이전까지 최장수 총리 기록을 보유하기도 했다.
그는 고(故) 김 여사와 슬하에 3남 2녀를 뒀다. 차녀 노혜경 씨 남편은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이며, 장지는 대전 국립현충원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콘텐츠칼럼]게임 생태계의 겨우살이
-
2
[ET단상] 자동차산업의 SDV 전환과 경쟁력을 위한 지향점
-
3
[ESG칼럼] ESG경영, 변화를 멈출 수 없는 이유
-
4
[ET톡]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희망고문
-
5
[ET시론]정보화 우량 국가가 디지털 지체 국가, AI 장애 국가가 되고 있다
-
6
[人사이트]박세훈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장 “국산 고성능 의족, 국내외 보급 확대”
-
7
[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29〉프로스펙스, 우리의 레이스는 끝나지 않았다
-
8
[디지털문서 인사이트] AX의 시대와 새로운 디지털문서&플랫폼 시대의 융합
-
9
[기고] '티핑포인트'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경제
-
10
[김태형의 혁신의기술] 〈21〉혁신의 기술 시대를 여는 서막(상)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