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인 벤처캐피탈협회장은 22일 “벤처캐피털(VC)이 독립적인 금융산업으로 사회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혁신성장을 위해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벤처투자촉진법(이하 벤촉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벤처캐피탈협회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벤촉법의 조속한 제정과 2020년도 모태펀드 예산 1조원 확정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협회 출범 30주년을 맞아 VC 산업이 독립된 금융산업으로서 하루 빨리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벤처투자 확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3조4000억원에 이르는 신규 투자가 이뤄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1조9000억원 규모 투자가 이뤄져 역대 최고치인 4조원이 넘는 신규투자를 기록할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미국, 중국 등 경제 규모에 비해 벤처투자가 여전히 부족하고, 코스닥 시장 부진으로 회수시장이 침체에 빠져있는 만큼 벤촉법 제정을 통한 벤처투자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벤촉법은 지난해 2월 입법예고 이후 1년여가 지나도록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국벤처투자조합과 창업투자조합을 통합하고, 벤처펀드 공동 운용사(co-GP)의 범위를 증권사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간 모펀드 결성과 VC의 중견·해외기업 투자 등도 가능해진다.
정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VC는 독립적인 금융산업으로서 일자리를 조성하고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창출하며, 사회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중소·벤처기업과 전체 벤처생태계와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국내 유니콘 기업 성장을 촉진하겠다”면서 “민간 자본과 시장 중심 벤처투자 인프라를 구축해 글로벌 벤처 선진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VC업계의 만성적인 인력 문제도 지적했다. 정 회장은 “과거 15년간 침체기를 겪다가 최근 3~4년 만에 매년 30%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정작 심사역은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면서 “VC에 자금을 공급하는 출자자(LP)가 창투사나 투자 경력이 아닌 산업계 경력도 심사역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코스닥 시장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정 회장은 “코스닥 시장의 정체성을 코스피와는 완전히 달리해야 한다”면서 “코스닥은 성장 중심 시장으로 코스피는 실적 중심으로 재편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벤처투자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그는 “자금이 풍부해질수록 벤처생태계에 좋은 프로젝트와 좋은 인력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벤처투자 시장 활성화로 인한 창업 생태계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