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동영상 시대를 열어 준 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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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요즘 사람들은 '초록창'만큼 '빨간창'에서 검색을 많이 한다고 한다.

'초록창'은 '네이버', '빨간창'은 '유튜브'다.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분석 업체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앱은 유튜브로 나타났다. 1인당 월평균 23시간을 사용한다. 10대는 월평균 40시간, 50대 이상도 20시간을 유튜브에서 머문다. 동영상이 세대를 아우르는 것이 일상의 표준이 됐다. 바야흐로 동영상 시대다.

세계 3대 표준화기구는 올해로 49회째를 맞는 '세계 표준의 날' 핵심 메시지를 '비디오 표준으로 창조하는 세상'으로 정했다. 미디어와 인터넷 결합이 방송·통신·문화·교육·의료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디지털 혁명을 주도하고 있으며, 새로운 미디어 탄생과 확산에서 갈수록 중요시되는 표준 역할과 기능을 담아낸 함축 표현으로 보인다.

무엇이 동영상 시대를 이끌었나.

우선 스마트폰 보급이 늘고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 공급 능력 확대다. 영상 전달력은 글, 사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누구나 영상 콘텐츠를 마케팅, 홍보에 활용하고 싶어 하지만 모두가 그럴 수는 없었다. 촬영·음향·조명·편집·그래픽 등에 고도의 전문 능력과 고가 장비가 필요했고, 막대한 제작비가 소요되는 까닭에 영상은 아무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폰 하나로 누구나 영상을 찍어서 원하는 곳에 올리는 1인 유튜버 시대가 하나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 방송사의 전통 미디어 못지않은 고화질, 높은 품질의 영상 콘텐츠를 누구나 공급할 수 있게 돼 경제성 높은 부가 가치를 창출하고 혁신 성장을 선도할 콘텐츠 공급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된 저간에 동영상 디지털 기술 표준이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동영상 표준은 동영상을 자유롭게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서 초연결과 초융합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동영상을 처리하는 소프트웨어(SW)뿐만 아니라 하드웨어(HW) 기술 발전을 촉발했고, 제작과 공유를 가로막고 있던 진입장벽을 허물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부터 동영상 압축·전송 기술 분야를 논의하는 동영상연구회(MPEG) 등을 비롯한 국제표준화 활동을 활발히 수행했다. 그 결과 우리 기업은 동영상 표준을 통해 오는 2021년까지 1000억원이 넘는 로열티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세계에서 시청되는 각종 동영상에 우리 기술표준 반영이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영상 분야의 표준 가치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 분명한 만큼 우리 기술이 국제표준을 선점하도록 기술 개발은 물론 국제표준화 활동에서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더 좋은 화질, 창의성이 더 강한 콘텐츠를 더 쉽게 제작하기를 원해 왔다. 표준은 그 기대에 부응하며 동영상 시대를 이끌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국제표준화기구가 세계 표준의 날에 맞춰 던진 '비디오 표준으로 창조하는 세상'이란 화두가 대한민국을 디지털 혁명시대 주역으로 나서게 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소망한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cheongsi@moti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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