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가 동조화하면서 동반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의 6~9개월 이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는 역대 최장기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대로 떨어졌다.
1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8월 OECD 회원국 전체 경기선행지수(CLI)는 99.06으로 전월보다 0.04포인트(P) 하락했다. 2017년 12월 100.75로 정점을 찍은 후 20개월째 하락세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후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 밑돌면 경기 하강으로 해석한다. 상승 흐름인지, 하강 흐름인지가 중요하다.
OECD는 독일 등 유로화 지역과 미국에서 향후 성장세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8월 미국의 CLI는 98.78로 2018년 4월 100.70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16개월째, 독일의 CLI는 98.58로 2017년 11월 101.51로 정점을 찍은 이후 21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기 전망은 주요국보다 앞서 어두워지고 있다.
8월 한국의 CLI는 98.82로 전월보다 0.03P 하락했다. 한국의 CLI는 2017년 5월 101.72로 정점을 찍은 이후 27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990년 1월부터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장 기록이다. 지수 수준은 1년 1개월째 100을 밑돌고 있다.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1개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이번 달 기준 1.9%로 떨어졌다. 지난 7월 2.1%, 8~9월 2.0%에 이어 1%대로 떨어진 것이다.
국내외 41개 기관 중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 곳은 ING그룹(1.6%), IHS마킷(1.7%), 노무라증권(1.8%), 씨티그룹(1.8%), 모건스탠리(1.8%), BoA메릴린치(1.8%), 크레디트아그리콜 CIB(1.8%), 크레디트스위스(1.8%), 스탠다드차타드(1.9%), 바클레이즈(1.9%), 소시에테제네랄(1.9%), 도이체방크(1.9%), JP모건체이스(1.9%), 골드만삭스(1.9%), UBS(1.9%), 하이투자증권(1.9%) 등으로 늘어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세계화 및 글로벌 가치사슬로 인해 주요국 경기가 동조화되면서 2017년 하반기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경기가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미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 투자와 수출이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실물경제 전반이 위축돼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우리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저물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KDI는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국내외 경제 성장세가 더욱 둔화하는 상황이므로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물가 상승률이 반등하더라도 물가 안정 목표를 여전히 하회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통화정책을 보다 적극적인 기조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