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정감사]교육·과방위도 '조국'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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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서울과기대 등 수도권 국립대에 대한 국정감사가 1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렸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선서를 하고 있다.

미래 교육과 연구 발전정책을 논하는 교육,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도 이른바 '조국 국감'으로 얼룩졌다. 조국 법무부 장관 논란 속에 정작 다뤄야 할 분야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1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조 장관 딸이 부정한 방법으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조 장관 딸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직접 인터넷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고 한다. 서울대에서 고교생 인턴 하는 경우를 본적이 있냐”고 질의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흔한 것은 아니지만 이공계의 경우 고교생이 학교에 와서 실험하는 경우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고교생 인턴제도 관련 학교 차원 규정은 없지만 각 대학이나 연구소 차원에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서울대에서 받은 인권법센터 공고를 보면 해당 내용이 없다. 내지도 않은 공고를 봤다는 게 말이 되냐”고 추가 질의했다.

오 총장은 “공익센터 행정 관련 컴퓨터가 오래되고 고장 나서 올해 초 폐기했다”면서 “남아있는 건 찾아봤는데, 고등학생은 대상이 아닌 걸로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이찬열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서울대 내 인턴 규정도 없는데 어떻게 인턴으로 일할 수 있나”며 “몇몇 아는 사람만 알음알음 알아서 인턴을 했기 때문에 국민이 분노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총장은 “일부 사람들에게 기회가 가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서울대가 그것을 간과했다”면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당은 나 원내대표 아들의 연구포스터 작성 특혜 의혹을 집중 질의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력정치인의 아들이 서울대 의대 윤형진 교수 실험실에서 논문 만드는 일을 했다”며 “그걸 외국 대학에 낼 때 논문 포스터를 내고 포스터에 (고등학생인데) 서울대 소속이라고 적어서 보내줬다, 이에 대해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인턴 증명서나 봉사활동, 논문 저자 등은 2011년도엔 학종에 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쓸 수 없다”고 답했다.

서울대는 국감을 앞두고 보안 문서를 파기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낳았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대 연구지원팀이 지난 9일 서울대 행정관에서 보안문서를 파쇄했다”며 “파쇄된 문건은 A4용지 8박스 분량(80kg)”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문제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보안문서를 파쇄했다는 점이다. 만약 서울대 측이 공공기록물을 무단으로 파기했다면 이는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50조'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오 총장은 파쇄한 문건이 이면지라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서울대가 업체와 맺은 계약서에는 '보안문서 정기방문 현장파쇄 서비스'라고 명시돼 있다”며 “서울대 연구지원팀에서 A4용지 8박스 수천장에 이르는 분량을 국정감사 이틀 전에 파쇄한 사건은 충분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서울대에 해당문건에 대한 구체적인 문건 목록과 CCTV 영상을 요구했다. 교육부에도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직원 차별을 없애야 주문도 나왔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서울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잘 지켜달라”며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시키더라도 신분, 직급에 따른 임금 차이는 있지만 복리후생에 해당되는 것은 동일하게, 차별하지 말라고 지침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67세의 한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열악한 환경의 휴게실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한국연구재단 등에 대한 국감도 교육위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정용기 한국당 의원은 노정혜 연구재단 이사장에게 “조국 딸 논문 관련 부당한 저자를 표시하고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나는 행위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어 “논문 내용을 보면 신생아에게서 체혈을 했는데 연구윤리위 심의받아야 하는 사안이지만 받지 않았다”면서 “명백한 연구부정이자 의료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 이사장은 “연구윤리 1차적 검증은 해당기관에서 하는 게 규정”이라며 “규정대로 절차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계의 '연구 부정' 실태와 관련해선 여야가 한목소리로 개선을 촉구했다. 정용기 의원은 조동호 KAIST 교수가 지난 3월 '부실학회 출장' 논란으로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한 이후 '솜방망이 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한국연구재단은 조 교수의 부실학회 출장비에 대해 일반적 학술활동으로 인정한다며 면죄부를 줬고, KAIST 측은 '조 교수는 해당 학회 참가 이후 연구성과가 향상되었던 점 등을 고려해 경고 처분을 권고키로 했다'고 밝혔다”며 “과기계는 철밥통을 넘어 다이아몬드 밥통이냐”라고 따졌다.

KAIST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의도 이어졌다. 김성수 민주당 의원은 “KAIST가 비정규직을 임시 퇴사시킨 뒤 재취업 시켜 부서이동을 시키는 방식으로 편법을 쓰다가 문제가 되니 고용안정을 책임지겠다고 협약을 맺은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2년 이상 재직한 분들에 대해서는) 고용에 대한 책임은 지겠다는 것이고 정규직이나 그런 것은 그다음 단계”라며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만드는 문제는 정부가 같이 도와줘야 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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