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속속들이 알차다...구름 위 달리듯 편안한 '캐딜락 XT5'

미국 고급차를 상징하는 캐딜락이 달라졌다. 보수적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더 젊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아메리칸 럭셔리'를 재정립하며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XT5가 있다. XT5는 캐딜락의 달라진 위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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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2019년형 XT5.

캐딜락은 국내에서 XT5 출시를 기점으로 수입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XT5가 본격 출고에 돌입한 2017년 처음으로 연간 판매 2000대를 넘어섰고, 지난해 2100여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캐딜락 성장을 견인한 XT5 2019년형 모델을 타고 서울에서 평창까지 장거리 시승에 나섰다.

XT5는 기존 SRX 명맥을 잇는 후속 모델이다. 캐딜락 새 네이밍 체계에 따라 SUV 라인업 XT 시리즈의 첫 신차로 데뷔했다. 캐딜락은 차세대 크로스오버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XT5를 개발했다. 효율적인 패키지 설계로 SRX보다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고, 고성능·고효율 파워트레인, 첨단 편의·안전 사양으로 상품성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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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2019년형 XT5 전면.

외관은 한눈에 봐도 누구나 캐딜락임을 쉽게 알아차릴 정도로 고유의 디자인 정체성을 잘 유지하고 있다. SUV지만 투박함은 찾을 수 없다. 균형 잡힌 차체 비율로 세련미를 부각했다. 캐딜락만의 직선 라인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커다란 그릴과 세로로 길게 뻗은 헤드램프는 강렬한 인상을 완성한다.

XT5는 최근 국내에 선보인 쉐보레 트래버스와 C1XX 플랫폼을 공유한다. 차체 크기는 전장 4815㎜, 전폭 1905㎜, 전고 1705㎜에 축간거리 2857㎜로 국내에서 중형 SUV로 분류된다. 차체나 실내 공간 모두 경쟁 모델로 꼽히는 BMW X3, 메르세데스-벤츠 GLC보다 다소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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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2019년형 XT5 실내.

단정한 구성이 돋보이는 실내는 럭셔리 브랜드답게 고급스러운 마감 품질을 보여준다. 대시보드를 비롯한 곳곳을 가죽으로 감싸고 촉감이 좋은 플라스틱과 원목 등을 활용했다. 디스플레이와 공조장치는 모두 터치 방식으로 일반적인 버튼보다 조작 시 어색한 느낌이 든다. 공간은 넉넉하다. 2열 시트 레그룸은 SRX보다 8cm 넓어졌다. 2열 시트는 앞뒤로 움직일 수 있고,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취향에 따라 편안한 자세를 만들 수 있다.

시동을 걸면 6기통 가솔린 엔진 특유의 육중한 엔진음이 들린다. XT5는 SRX보다 60㎏ 경량화한 차체를 바탕으로 주행성능 면에서 민첩성과 역동성을 강화했다. 3.6ℓ V6 직분사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7.5㎏·m의 넉넉한 힘을 갖췄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대배기량 엔진이 묵직하게 밀어주는 느낌이 럭셔리 세단의 감각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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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2019년형 XT5 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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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를 달리듯 편안한 승차감은 XT5의 최대 강점이다. 출렁임을 최소화하면서도 요철을 부드럽게 넘어간다. 서스펜션은 전륜에 독립형 SLA, 후륜에 멀티링크를 채택했다. 가솔린 SUV답게 진동과 소음을 잘 억제했고 풍절음도 적은 편이다. 운전대는 저속에서 가볍고 고속으로 갈수록 무거워지는 설정이다.

엔진과 맞물리는 8단 하이드라매틱 자동변속기는 속도에 따라 운전자가 변속 시점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재빠르게 기어를 올린다. 캐딜락 최초로 전자식 변속 제어 방식을 채택했다. 저속이나 일부 주행 상황에서는 6개의 엔진 실린더 중 4개만을 작동해 효율을 높이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작동한다. 계기판으로 실린더 작동 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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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2019년형 XT5.

시승 당일 빗길 주행 상황에서 XT5는 접지력을 안정적으로 잘 유지했다. 네 바퀴에 힘을 전달하는 상시 사륜구동(AWD) 방식 덕분이다. XT5에 최적화한 어드밴스드 트윈 클러치 AWD 시스템은 동력을 일정하게 배분하는 게 아니라 주행 상황에 따라 전륜과 후륜에 최대 100%까지 힘을 나눠 전달한다.

유리 대신 카메라를 사용하는 똑똑한 룸미러는 빗길에서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후방 시야 확보에 용이했다. 리어 카메라 미러는 HDR 카메라가 차량 뒤쪽 이미지를 녹화해 시야에 방해가 되는 루프와 2열 승객 간섭 없이 룸미러 LCD 화면에 재생한다. 운전자 후방 시야를 3배 넓히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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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2019년형 XT5 리어 카메라 미러.

운전자를 보조하는 다양한 첨단 사양도 장거리 주행에서 피로감을 줄여줬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설정하면 설정한 속도 내에서 앞 차와의 거리를 적절히 유지한다. 다만 적극적으로 조향을 보조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쉽다.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과 차선 변경 경고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도 갖췄다.

고속도로 위주로 400㎞를 주행한 결과 10㎞/ℓ 수준의 연비를 기록했다. 정속 주행 시에는 13㎞/ℓ 이상을 달릴 수 있었다. XT5가 인증받은 복합 연비 8.7㎞/ℓ보다 높은 수치다. 복잡한 도심에선 연비가 7㎞/ℓ 수준에 머물렀다. XT5 최상위 플래티넘 트림인 시승차 가격은 7390만원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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