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국가지능화 선도한다] <2> 이윤근 AI연구소장

“인공지능(AI)연구소는 '국가지능화 종합연구기관'을 표방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안에서도 가장 앞줄에서 AI를 연구하는 곳입니다. 그만큼 책임도 큽니다.”

AI연구소는 지난 6월 말 ETRI가 '미래 사회를 만들어가는 국가지능화 종합연구기관'을 비전으로 내세우며 신설한 연구조직이다. 이름에서 읽을 수 있듯이 향후 기관 연구개발(R&D)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올해 기관이 구축한 '역할과 책임(R&R)' 상위역할 중 첫 번째 분야인 '초지능', 두 번째 '초성능'도 모두 AI연구소가 담당한다.

이윤근 ETRI AI연구소장의 첫 마디는 “막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이끄는 연구조직을 국내 산업 전반을 지능화하는 핵심 축으로 만들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이 소장은 AI 가운데서도 핵심 분야로 꼽히는 자연어 처리 연구 분야에서 활약해 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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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근 ETRI AI연구소장

그는 “내 역할은 AI 관련 밸류체인을 구성해 성과를 내고 이를 국가 차원으로 확대·보급하는 것”이라며 “당연히 난관이 있겠지만 포기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소장은 이를 위해 ETRI가 그동안 구축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 강점인 ICT 유산에 AI를 더해 혁신을 이루면 세계를 압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향후 연구방향도 기존에 강했던 주제를 더욱 강화하고 합쳐 새로운 것을 도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표적인 예가 '복합지능'이다. 개별 분야를 합쳐 마치 사람처럼 오감을 활용하는 AI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ETRI는 이전부터 언어지능, 시각지능에 능했다. 언어지능 분야에서는 음성인식기술과 자동통역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퀴즈에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엑소브레인'을 개발했다. 시각지능 분야에서도 지능형 감시시스템 '딥뷰'를 비롯한 다양한 성과를 내놓았다. 이를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복안이다.

이 소장은 “복합지능은 해외 선진국에서도 이제 막 시작하는 연구주제로 우리가 치고 나갈 여지가 많다”면서 “현재 연구소 내 복합지능연구실을 새롭게 편성해 다양한 포맷 정보를 연결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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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근 ETRI AI연구소장

지능화, AI 구현 핵심인 '지능형 반도체' 연구도 확대한다. ETRI는 기존에 지능형 반도체 '알데바란'을 선보였다. 머지않아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알데바란은 범용 AI 프로세서로, 자율주행차 핵심 기반으로 쓸 수 있다. 현재 만들고 있는 업그레이드 버전은 세계 최고수준인 40테라플롭스(TF) 성능을 발휘하도록 할 계획이다. 전력 효율도 와트(W)당 2.7TF로 높다. 0.36인 엔비디아 GPU V100보다 7배나 높은 전력효율 수치다.

기획 단계지만 AI 슈퍼컴 연구도 준비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지능형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시스템을 구현할 방침이다.

새로운 AI 기술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재 AI 기술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귀납적 사고'인데, 연역적 사고까지 구현하는 연구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소장은 이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엮어내면 그동안 우리에게 없었던 AI 분야 '주특기'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사실 우리나라는 다방면에 능하지만 유독 AI 주특기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AI연구소가 역할을 다 한다면 세계적인 지식재산(IP) 확보가 가능하고, 기관이 목표로 삼은 국가지능화를 이루는 초석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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