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안한' 달 궤도선 발사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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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궤도선 발사 일정이 다시 연기됐다.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달 주위를 돌며 탐사 임무를 수행할 궤도선의 발사 일정을 2022년 7월 이내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궤도선을 내년까지 발사하겠다는 수정 계획을 재변경했다. 사업 기간 연장으로 예산도 167억원 정도 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경 배경은 '기술' 문제였다. 달 궤도선 중량은 550㎏이 목표였지만 실제 설계와 개발을 하면서 678㎏까지 늘어났다. 임무를 무리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현재 설계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 대립하면서 결국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발사 일정 변경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수차례 바뀌었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과학기술부는 달 궤도선을 2017년부터 개발해 2020년 발사하고, 달 착륙선은 2021년부터 개발해 2025년 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시 박근혜 정부에서 달 궤도선 발사를 2017∼2018년, 착륙선 발사를 2020년으로 계획을 5년 정도씩 앞당기도록 수정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달 궤도선 발사를 2020년으로 조정했고, 달 착륙선의 경우도 한국형발사체를 이용한다는 조건에서 2030년 내에 발사를 추진키로 했다. 이번에 다시 일정을 변경했으니 정권이 세 번 바뀌면서 계획을 네 번이나 수정했다.

달 탐사는 수천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거대 과학 분야다. 실패한다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물론 당사자도 극도로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필요하다면 개발 일정을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잦은 변경은 사업 자체를 바라보는 신뢰를 크게 떨어뜨린다. 2007년에 수립한 계획이 아직도 일정 운운하는 수준에서 겉돈다면 심각하다고 봐야 한다. 과연 달 탐사를 위한 기본 잠재력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전문가 중심으로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달 탐사는 단순한 정권 치적을 위한 부산물이 아니다. 과학기술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다. 특히 거대 과학 분야는 아무리 치밀하게 준비해도 성공 확률은 절반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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