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설비 4년새 177% 늘고 원전은 제자리…탈원전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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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공기업 직원들이 태양광 발전설비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2015년부터 올해까지 4년 간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이 177%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발표한 2017년을 기점으로 설비가 급격히 늘었다. 같은 기간 원전 설비 용량은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린 결과다.

4일 한국전력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올해 7월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1만5252㎿로, 2015년 7월(5498㎿) 대비 177.4% 증가했다. 같은 기간(7월 기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1248GWh에서 2980GWh로 138% 확대됐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발표한 2017년 이후부터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눈에 띄게 늘었다. 2017년 7월 8209㎿에서 지난해 7월 1만1876㎿로 44.7% 증가했다. 또 올해 7월까지 3376㎿ 설비가 추가로 증설됐다. 최근 2년 동안 7043㎿ 용량의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증가한 것으로, 이는 2013년까지 국내에 설치된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3519㎿) 갑절 수준이다.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과 달리 원전 설비 용량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올해 7월 기준 원전 설비 용량은 2만1850㎿로, 2015년 7월(2만1716㎿)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박근혜 정부 때 △신월성 2호기(2015년 7월) △신고리 3호기(2016년 12월) 상업운전을 개시하면서 원전 설비 용량이 6.4%까지 늘었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고리 1호기(2017년 6월) △월성 1호기(2018년 6월) 폐쇄가 결정되면서 설비 용량이 5.4% 감소했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 발표 이후 △지자체 이격거리 규제 개선 △한국형 FIT 제도 도입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제도 개선 등을 추진,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정부 지원 하에 올해 태양광 설비는 지난 7월 보급목표(1.63GW)를 조기에 달성했고 지난해에도 원래 계획보다 약 석달 앞당겨 태양광 보급목표(1.42GW)를 채웠다.

이 밖에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을 2015년 2133억 수준에서 올해 1조1360억원으로 5배 이상 늘렸다. 내년도 예산은 1조2470억원으로 책정, 1110억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원전 생태계 유지를 위한 내년도 총 예산 규모 884억원과 확실히 대조된다.

에너지 전문가는 “특정 에너지원이 짧은 기간 동안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 주도하에 균형 있는 에너지원별 발전 방향이 모색돼야 한다”면서 “신재생에너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정책은 자칫 국가 에너지 안보에 심각한 부정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재생 설비 4년새 177% 늘고 원전은 제자리…탈원전 '명암'
신재생 설비 4년새 177% 늘고 원전은 제자리…탈원전 '명암'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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