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블록체인 성공 사례가 나올 분야로 게임을 주목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날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 2019에서 이석우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와 올해가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였다면 내년에는 좋은 서비스가 나올 것 같다”며 “게임에서는 직관적으로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는 게 자연스러운 경험이기에 그쪽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 디앱) 시장은 '오락' 위주로 구성됐다. 디앱닷컴이 발표한 '2018년 디앱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디앱 개수 중 게임 비중은 35%에 달했다. 피라미드(20%)와 베팅(20%)까지 합하면, 4개 중 3개가 오락용 디앱인 셈이다. 다만, 이석우 대표는 블록체인 서비스 대중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편리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이 아직은 블록체인에 도입되지 않았다”며 “초당거래속도(TPS)를 향상시키는 등 근본적인 질문도 있겠지만 사용성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래소 운영 업체가 특정 프로젝트에 투자한다는 게 이해상충 여지는 있지만, 두나무앤파트너스가 있기에 둘을 분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재작년까지만 해도 벤처캐피털(VC)와 모태펀드에서 블록체인 업체에 투자를 하지 않아 우리가 두나무앤파트너스를 통해 1000억원 투자 방침을 발표했다”며 “두나무앤파트너스와 두나무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투자는 투자대로, 상장은 상장대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할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이 대표는 “암호화폐 없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직원을 노드로 쓰기에 삼성이나 IBM처럼 대기업이나 할 수 있다”며 “대형 SI업체 사업과 다를 바가 없으며 (이런 환경에선) 혁신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블록체인 산업은 육성하는 반면, 암호화폐공개(ICO)는 금지한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이로 인해 국내 거래소 거래량이 떨어지고 해외 사업에 차질이 생기는 등에 대한 아쉬움도 언급했다.
그는 “UDC 첫 번째 행사 때 해외 송금이 막힌 상황에 대해 투덜거렸는데 (1년이 지나도) 상황이 바뀐 게 없다”며 “동남아법인장이 개인 대출을 받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거래소를 운영하는 상황이다. 해외 진출 기회를 눈 뜨고 놓치는 게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어 “새로운 금융위원장(은성수 내정자)이 오면 기존과 다른 관점에서 (암호화폐를) 긍정적으로 봐주면 좋겠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