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 싱킹]<29>산업 관점의 디자인 싱킹 가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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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동안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린 급격한 기술 변화가 일었다. 산업계, 학계, 공공 등 전 분야를 통틀어 기존과 다른 새로운 접근 방식과 시도가 이뤄지면서 디지털 혁신(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미국 과학자 조지 웨스터먼은 디지털 혁신은 모든 영역에 통합돼 기술·인력·프로세스를 사용해서 비즈니스 성과를 근본부터 변화시키는 것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에 익숙해져야 하는 문화 변화라고 했다.

이러한 세계 흐름은 스마트시티라는 이름으로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 공간인 도시의 개념마저 변화시키고 있다. 이는 인간 중심의 혁신 방법 또는 프로세스로 알려진 디자인 싱킹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최근 전국의 다양한 광역단체 및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스마트시티 사업 추진을 위해 디자인 싱킹의 활용 방법론을 전수해 달라는 요청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기존 인프라 기술 측면이 강조된 유비쿼터스시티 개념에서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인간 중심 스마트시티로의 접근 방식이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업 역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고객의 요구에 맞춰 더 나은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하며 움직인다. 그럼에도 성공과 실패는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그리고 디자인 싱킹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삼성SDS 고객경험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진희 프로와 나눈 얘기를 재구성했다.

개인 관점에서 디자인 싱킹은 연결과 소통 도구다. 디자인 싱킹 덕분에 고객·사용자뿐만 아니라 개발자, 다른 분야 전문가 등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됐다.

디자인 싱킹은 기술에서 인간 중심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는 대량생산 시절의 가치에서 소량생산에서의 가치가 주목 받는 최근의 패러다임 속에서 더 나은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방법론의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디자인 싱킹의 가치는 공감을 바탕으로 인사이트(통찰)를 도출하는 부분이다. 이것은 모든 일의 기본이자 핵심이지만 사실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사용자가 충분히 공감하지 못한다면 맥락에서 어긋나거나 피상에 그친 발견에 의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다양한 제품 또는 서비스가 실패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잘 모르면서 과소평가하거나 조금 안다고 과대평가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디자인 싱킹은 이미 시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좋은 사례를 많이 만들고 있다. 특히 제안 단계에서 차별화 전략을 통해 프로젝트 수주에 기여하거나 진행 단계에서 강화된 리서치와 시각화, 공동 창의 활동을 통해 프로젝트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교육을 통한 확산 측면에서는 지속된 교육을 통한 인식 변화와 이에 기반을 둔 업무 활용, 업무 문화 변화까지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도 디지털 혁신과 함께 디자인 싱킹이 주목받으면서 애자일 팀과 협업 케이스도 만들고 있다. 삼성 해외법인에서도 프로젝트 지원 및 활용에 디자인 싱킹을 활용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디자인 싱킹을 단순히 방법론이나 도구로만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 예로 프로젝트 추진 시 특정 시기에 단기 워크숍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시간 제약으로 인해 맥락 파악과 충분한 사업 추진이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에 활용 결과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디자인 싱킹을 더 나은 형태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우선 과정에서의 경계를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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