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의 보증연계투자 실적이 해가 지날수록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작년에는 2014년 투자 재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했다. 기본재산 감소에 따른 보증 여력 감소 등이 우려된다.
29일 신용보증기금 및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은 작년 보증연계투자에서 총 21억3200만원 손실이 발생했다.
2014년 보증연계투자 실시 이후 첫 손실이다. 지난해 연 투자수익률은 -1.9%를 기록했다.
신보는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 지원과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2014년 보증연계투자를 재개했다. 2014년 보증연계투자 첫 개시 당시 연 투자수익률은 14.4%를 기록하며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뒀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다. 2015년 9.5%, 2016년 3.3%, 2017년 1.2%로 연 투자수익률은 계속 하락했고 2018년 -1.9%까지 떨어졌다.
투자 기업 수익률은 점차 떨어지고 있는 추세지만, 투자 규모는 계속 커지는 분위기다.
신보는 올 상반기 누적 기준 318개 기업에 총 2423억원을 투자했다. 작년에는 61개 기업에 393억6900만원을 투자했다. 신보의 2014년부터 누적 보증연계투자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467억4700만원에 이른다.
이처럼 공공 부문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 왜곡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신보뿐만 아니라 기보 등 공공기관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최근 기업 가치를 지나치게 올리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회수보다는 투자를 우선해 성장 가능성이 부족한 기업까지 투자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서도 신보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는 분위기다. 연말까지 총 6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벤처캐피털(VC), 액셀러레이터(AC) 등을 연결하는 등 투자 부문에서 영역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보증연계투자 확대가 본연 업무인 보증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작년처럼 보증연계투자 손실이 발생하면 신보의 기본재산이 감소하고, 이는 보증 여력 감소로 이어진다. 하지만 신보는 중기경영목표 수립 과정에서도 재정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 없이 보증연계투자 규모를 확대하려는 분위기다.
지난 2월 감사원에 이어 국회예산정책처에서도 이런 신보의 보증연계투자 손실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향후 보증연계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기본재산이 감소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여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신보는 유동성과 운용배수 등을 종합 고려해 적정 투자규모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보 관계자는 “투자사업 재개 이후 첫 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당초 기업공개(IPO)가 예정되어 있던 일부 투자기업의 상장이 지연된데 따른 것”이라면서 “올해 상반기에는 제3자 매각 등을 통해 예상 연간수익률이 2.2%로 개선되고 있고 투자업무 시작 이래 현재까지 누적수익률은 2.5%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투자의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수단인 만큼 투자기업에는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인수합병(M&A)과 제3자 매각 등 회수 방식을 다각화하여 수익성을 제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