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는 내년도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13조5000억원으로 늘려 국회에 제출한다.
인공지능(AI)사회로의 전환을 준비하며 제조업에 서비스업까지 '스마트화' 지원에 집중 투자한다. 일본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연구개발(R&D)부문도 대폭 늘렸다.
중기부는 2020년 예산안을 작년 10조3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 증가한 13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중기부 예산 증가율은 여타 부처 중에서도 압도적이며, 전년 대비 약 31%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5.9%라는 역대급 증가율을 갑절로 늘렸다.
중기부는 '연결이 강한 힘을 만든다'는 기조 아래 △AI 사회로의 전환 준비 등 중소기업의 미래성장과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 도약(스케일-업)을 지원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온라인쇼핑 확대 등 변화된 소비환경에 대응하도록 상점의 스마트화에 주안점을 뒀다.
중기부는 'DNA(Data, Network, AI) Korea'를 구축하기 위한 제조혁신과 기술개발 지원 예산을 대폭 반영했다.
스마트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분석, 처리할 수 있는 제조 데이터센터를 내년도 1단계 사업(67억원)으로 추진한다. 중기부는 제조 데이터센터 구축이 2000년대 초반 초고속 인터넷망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같은 경제 활성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제조 데이터센터는 스마트공장에서 나온 데이터를 모아 빅데이터를 활용해 불량 문제 등을 예측할 수 있게 한다”면서 “현재 모든 대기업이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고 활용할 것이냐에 쏠려있는데, 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국가가 중소기업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주고 이용할 수 있도록 중점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데이터센터를 한 곳에 둘지 여러 곳에 둘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스마트 공장 보급 예산도 올해 3125억원에서 내년 4150억원으로 크게 확대했다.
서비스업의 스마트화도 적극 지원한다. 중소기업이 제조 데이터센터 등을 활용해 물류나 경영관리 등의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서비스 사업(93억원)과 소상공인이 스마트 거울 등의 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스마트 상점 사업(21억원)을 각각 신규 반영했다.
중소기업의 기술혁신과 상용화 등을 지원하는 R&D 예산은 올해 1조744억원에서 3815억원 늘어난 1조4559억원으로 증액됐다. AI, 스마트센서 등 미래 분야 R&D 사업을 반영했다.
3대 신산업 지원 예산도 신설됐다.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혁신분야 300개 스타트업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사업(450억원), 관련 분야 전문 퇴직인력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멘토링 사업(46억원)도 새롭게 추진한다.
제2벤처붐이 확산되도록 모태펀드 출자 예산을 1조원으로 크게 늘렸다. 내년 모태펀드 예산은 소재·부품·장비 분야 육성, 3대 혁신분야 창업, 스타트업 스케일업 등의 투자재원으로 활용한다.
박 장관은 “제1벤처붐을 통해 네이버, 넷마블, 엔씨소프트와 같은 신생 인터넷기업이 출연했고, 제2벤처붐이 가시화되는 지금과 같은 전환기에 새로운 기업이 탄생할 시점”이라면서 “정부가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새로운 길을 닦아주고 북돋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간과 정부가 함께 기술 스타트업을 키우는 팁스(TIPS)도 올해 389억원에서 내년 544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사내벤처 장려 프로그램 예산도 200억원으로 2배 증액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도 변화하는 기술환경에 맞춰 대응하도록 달라진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교육예산 등을 확대 반영하고, 체계적이고 전문적 연구를 위해 중소기업연구원 산하 전담 연구기관을 신설할 예정이다.
부산, 세종 등 금년에 지정된 7개 규제자유특구를 위한 예산으로 총 615억원을 반영했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사정을 감안해 융자와 보증을 각각 1조2000억원, 8조8000억원 늘려 총 10조원 규모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신보·기보·지역신보에 대한 정부출연금을 3552억원 증액한다.
< 2020년 중기부 예산안 분야별 현황> 자료:중소벤처기업부
* 규제자유특구 '19년 예산은 예비비 306억원과 기존 운영예산 22억원, '20년 예산은 제조혁신 및 기술역량강화(313억원), 지역 경제 및 일자리 지원(302억원)을 포함한 예산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