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체감하는 추석 자금사정이 최근 몇년 지속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추석을 앞두고 83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추석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의 절반이 넘는 55%가 자금사정 곤란을 호소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자금사정이 원활하다고 답한 곳은 8%에 그쳤다.
이는 전년도 추석자금 사정 곤란 업체 비중 51.9% 보다 3.1%포인트(P) 증가한 결과다. 최근 4년 연속 추석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한 업체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자금사정 곤란 원인으로는 '인건비 상승'(56.5%)이 가장 많았고 '판매부진'(54.7%), '판매대금 지연 회수'(25.3%)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고용환경 변화와 매출부진으로 인해 유동성 악화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였다.
올해 추석에 중소기업은 평균 2억12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응답했다. 필요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평균 부족한 금액은 5900만원으로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은 28.3%로 나타났다.
응답업체들은 '결제연기' '납품대금 조기회수' '금융기관 차입' 등의 방법으로 추석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책없음'으로 응답하는 비율도 상당 비중을 차지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결제연기' 응답이 전년대비 4.1%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유동성 부족 현상이 거래 기업으로 전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추석 상여금(현금) 지급예정 업체는 55.4%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정률로 지급하는 업체는 평균적으로 기본급의 49.9%, 정액으로 지급하는 업체는 평균 69만6000원을 지급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35.9%로, '원활'하다는 응답(13.5%)보다 22.4%P 높게 나타났다.
금융기관 거래 시 애로사항으로는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36.6%), '부동산 담보요구'(26.5%), '신규대출 기피'(26.1%) 순으로 애로사항을 꼽았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인건비와 원부자재 구입에 주로 쓰이는 추석자금은 새로운 상품이나 정책을 마련하는 것보다, 집행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당국에서 추석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자금흐름을 면밀하게 점검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