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 황폐기물로 신소재 만든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대량의 황폐기물을 웨어러블 전자소자 및 적외선 광학소재 등 다기능성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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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 연구원들이 이번에 개발한 황 기반 소재 필름을 들여다보고 있다.

황폐기물은 그동안 마땅한 처리방법이 없어 중국으로 수출해 왔다. 이번 기술 개발로 환경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이를 부가가치가 높은 화학소재로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김용석·김동균 박사팀이 황에 파라-디아이오도벤젠을 첨가하는 방법으로 다기능성 황 고분자 신소재를 개발, 연구결과를 고분자 분야 국제학술지 'ACS 매크로 레터스' 8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했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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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S 매크로 레터 8월호 표지

연구진은 황과 파라-디아이오도벤젠 용융중합 시 실리콘 오일을 소량 첨가해 황 함량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황 고분자 연신율을 150~300%까지 조절했다. 연신율은 필름 형태 소재의 양끝을 잡고 당길 때 길이가 늘어나는 비율이다. 황을 활용한 신소재는 신축성이 없어 쉽게 부서지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를 세계에서도 처음으로 극복한 셈이다.

이 신소재는 흠집을 내고 자외선을 조사하면 5분 후 자가 치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적외선을 투과할 수 있어 웨어러블 전자소자나 적외선 카메라 렌즈 등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분야로 응용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활용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잘게 부순 필름 형태 소재를 고온에서 강한 압력으로 찍어내는 프레스 공정으로 원래 상태로 만들 수 있다.

김용석 화학연 박사는 “지금은 황폐기물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향후 중국 정유산업이 고도화되면 국내에 대량의 황폐기물이 축적될 수 밖에 없다”면서 “석유화학 부산물인 황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화학 소재 개발이 시급한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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