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신데렐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데렐라 현상은 은행의 일일 정산 등으로 매일 자정 전후로 일정 시간 체크카드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것을 빗댄 말이다. 금융당국이 6년 전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으로 24시간 중단 없는 서비스 제공을 약속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20일 전자신문이 전업계 카드사 7곳의 체크카드 이용시간 실태를 조사했다.
신한, 우리, 삼성, 현대, 롯데카드에서 발급한 체크카드가 자정을 전후로 결제가 되지 않았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13년 9월 '소비자의 이용 편의성 제고를 위한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의 7대 추진 과제 중 하나로 24시간 중단 없는 서비스 제공을 약속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현재도 이 같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카드사 중 24시간 중단 없는 체크카드 결제 환경을 제공하는 곳은 하나카드와 KB국민카드뿐이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2017년 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 체크카드 결제가 24시간 중단 없이 이어지는 환경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한 달에 한 차례 정산하는 작업 외에는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기업계 카드사는 24시간 체크카드 이용이 가능한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삼성카드는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총 15곳 은행 등에서 자정 안팎으로 최소 5분에서 최대 50분 체크카드 이용이 제한됐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도 다르지 않았다. 현대카드는 총 8곳 은행에서, 롯데카드는 13곳 은행에서 각각 최대 50분가량 일부 시간에 결제가 되지 않았다.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의 정책 지원 없이는 24시간 중단 없는 체크카드 결제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신용카드는 개별 카드사 망을 사용해 자체 개선이 가능하지만 체크카드는 출금이 이뤄지는 은행계좌와 연동이 돼야 중단 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협의가 개별 협상이다 보니 합의가 더디다는 설명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과 협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시스템 개선이 쉽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은행계 카드사 역시 다르지 않다. 업계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는 결제 계좌가 신한은행이나 수협, 부산은행, 대구은행을 제외한 총 9곳 은행에서 자정 안팎으로 최소 5분에서 최대 1시간가량 결제가 중단된다.
업계 관계자는 “24시간 중단 없는 체크카드 결제 서비스가 이뤄지기 위해선 은행과 협의가 필수”라면서 “각 은행별 협상을 따로따로 맺어야 하는 사항이다 보니 추진이 더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체크카드 이용제한시간은 은행 망과 연동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카드사 개선만으론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은행감독국과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