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574개사(연결기준)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2.9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 하락에 따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익 감소가 전체 상장기업 실적 하락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순이익 상위 20개사 가운데 상반기 순이익이 증가한 업체는 현대차 등 7개사에 불과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574개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7조487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2.9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5조581억원으로 같은 기간 37.09% 줄었다.
상장사 순이익 감소는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하락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순이익은 27조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36.57% 감소해 전체 순이익 하락률보다 약 6%포인트(P) 적었다. SK하이닉스까지 제외하면 순이익 하락률은 27.88% 수준으로 좁혀진다.
실제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작년 상반기 순이익(22조7319억원)에 비해 55.02% 급감한 10조2241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순이익이 7조4499억원에서 1조6391억원으로 78% 급감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57.95%, SK하이닉스는 79.84% 감소했다.
SK(-53.30%), 포스코(-12.26%), LG(-5.55%), LG전자(-35.25%), SK텔레콤(-60.65%), 한국가스공사(-19.34%), 롯데케미칼(-55.89%), KT(-8.31%), 삼성물산(-39.28%), GS(-17.42%), CJ(-61.27%) 등 순이익 상위 20개사 가운데 13개사가 상반기 순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한전, LG디스플레이, 대한항공, 삼성중공업 등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적자 폭을 더욱 키웠다.
금융업종은 보험업계를 중심으로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금융지주, 은행, 증권 등 금융업권 전반 순이익이 늘었지만 보험업계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9.01%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 금융업 순이익은 12조원으로 같은 기간 7.18% 감소했다.
코스닥 상장기업도 상반기 순이익이 줄었다.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기업 909개사의 연결 기준 상반기 순이익은 3조179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98% 감소했다. 반면에 영업이익은 5.43% 증가했다.
특히 정보통신(IT) 업종 가운데 통신방송서비스 기업 순이익은 30.8% 감소했다. IT소프트웨어·서비스는 9.88% 줄었다. 반면에 IT하드웨어 업종 순이익은 5.18% 증가했다. IT업종을 제외한 코스닥 상장기업 순이익은 18.37% 감소했다.
상장기업 실적 감소에 대한 우려는 3분기 들어서면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실적 저점 통과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코스피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7% 하락했다”면서 “실적 하향 조정 움직임과 4분기마다 나타나는 일회성 손실 반영을 고려하면 하반기 예상 이익증가율은 지금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실적의 바닥 통과 기대감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수출 회복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수출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기업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표] 올해 상반기 상장기업 순익 현황 (단위 : 백만원, %)
자료:한국거래소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