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 실전강의]<78>제품 수명 주기가 짧아지는 지금, 적합한 가격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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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최근에는 제품과 서비스 수명이 점차 짧아지면서 기업의 가격 전략 또한 변화가 커지는 추세다. 제품 전 수명주기에 걸쳐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가격 전략을 그때그때 구사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최근 스타트업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방식 중 하나가 스키밍 전략(Skimming Price Strategy)과 침투가격전략(Penetration Price Strategy)인 듯하다.

두 가지 대표적인 가격전략을 살펴보자. 스키밍 전략은 제품 도입 초기에 높은 가격을 설정하다가 점차 가격을 낮추어 가는 전략을 의미한다. 이러한 스키밍 전략은 휴대폰, TV, 자동차와 같이 기술 발달이 빠른 내구재 제품에 주로 사용된다. 이들 제품은 출시 초기에는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다 점차적으로 가격이 인하되는 경우가 많다. 신제품에 관심이 높은 고객은 가격이 높아도 기꺼이 구매할 경향이 높다.

많은 기업이 초기 높은 가격을 설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게 초기에 고가로 제품을 판매할 경우 아직 해당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고객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것은 준거가격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혁신적인 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제품을 정확히 파악하기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초기의 높은 가격은 많은 소비자에게 해당 제품의 혁신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해 주며, 구매하고자 하는 열망까지 심어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후 제품 가격을 단계적으로 낮추면 초기 구매를 주저했던 고객마저도 가격에 대한 부담을 덜 느끼고 구매로 이어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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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스키밍 전략과 달리 초기에는 제품 가격을 낮게 설정하다 점진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전략도 있다. 이러한 전략을 침투가격전략이라 부른다. 침투가격전략은 초기에 박리다매 형태로 판매해 높은 판매량을 달성한 뒤 추후에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으로 크게 성공한 사례가 아크로뱃(Acorbat) 프로그램이다. 어도비(Adobe)사는 많은 사람들이 문서를 저장하고 열람할 수 있는 PDF 파일 생성기인 아크로뱃 프로그램을 출시하고, 해당 제품이 세계 표준이 되길 기대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는 좀처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어도비사는 아크로뱃 프로그램을 기업 대상으로 유료로 판매하던 전략을 대폭 수정한다. 초기에는 유료로 판매하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PDF 형식으로 파일을 공유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판단한 것이다. 이에 어도비사는 아크로뱃 리더 프로그램을 별도로 만들어 일반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델, 소니, 컴팩 등 컴퓨터 제조사와 제휴해 컴퓨터에 아크로뱃 리더가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판매되도록 하였다. 결국 어도비 사의 이러한 전략은 유효한 성과를 거두어 지금은 PDF 형식이 문서를 공유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렇다면 어도비사는 수익을 어떻게 거둘 수 있었을까? 무료로 제공된 아크로뱃 리더 프로그램이 자리매김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PDF 파일을 일부 수정 변경하고 싶은 욕구가 동시에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욕구는 많은 문서를 취급하는 기업들부터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어도비 사는 PDF 파일을 편집 수정할 수 있는 유료 프로그램인 아크로뱃 에디터 만을 만들어 고가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에게는 아크로뱃 에디터 프로그램을 고가에 판매하면서 개인에게는 월 단위로 이용료를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프로그램을 판매했다. 이러한 시장침투전략으로 PDF 파일 형태가 세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러한 시장침투전략은 인터넷, 모바일 부분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늘어나면서 우리 주변에서 더욱 흔히 목격되곤 한다. 인터넷과 모바일 분야는 초기에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사업 성패의 중요한 관건이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초기 고객을 가장 쉽게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자사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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