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수천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총 영업손실 규모는 9285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다. 이는 2012년 상반기 이후 가장 큰 손실액이다. 원전가동률을 정상 수준으로 개선됐지만 미세먼지 문제 등으로 석탄발전소 가동을 급격히 줄였고, 국제 연료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 한전 실적에 부정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92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상반기 2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가장 큰 손실액이다. 당기순손실은 1조1733억원으로 2013년 1조4000억원 이후 6년 만에 가장 저조했다. 그러나 2분기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6871억원) 대비 3885억원이 개선됐고, 전 분기(-6299억원)와 비교해도 영업손실이 3313억원 줄었다.
김갑순 한전 재무처장은 “지난해 원전이용률이 매우 낮았는데 2분기에는 원전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실적개선이 도움을 줬다”면서 “기존에 원전이용률이 하락했던 것은 원전정비 증가에 따른 것으로 탈원전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전 실적은 원전이용률도 중요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전은 적자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 도입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제도 폐지 또는 개선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전기요금 인상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김 처장은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다양한 상황을 감안해서 결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내년 상반기까지 합리적 대안을 마련,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체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한전은 통상 3분기 영업실적이 호조세를 이어왔다는 점을 고려, 하반기 경영실적 개선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계절별 손익구조상 2분기는 판매단가가 낮아 비수기에 속하지만 3분기는 여름철 냉방수요로 인한 판매량 증가와 높은 판매단가가 적용되는 계절별 차등 요금체계 영향으로 가장 높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다. 최근 5년간 2·3분기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도 173.2%에 달한다.
김 처장은 “국제유가가 전년보다 우호적이고 원전이용률도 올라간 상황에서 3분기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환율이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국가간 무역분쟁 등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을 비롯해 국제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재무 전망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전 실적 추이> / 자료=한전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