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해지는 中 경쟁법…“우리 업계도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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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경쟁법 관련 규정 정비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 긴장감이 높아졌다.

중국은 작년 통합 경쟁당국을 출범한 데 이어, 지난 11년 동안의 경쟁법 관련 법률 운용 경험을 기반으로 하위 규정을 보다 촘촘하게 만드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부터 우리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 담합 의혹 조사에 나서는 등 '액션'도 본격화 하는 모습이다. 일본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국내 업계가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공정거래 관련 규정을 잇달아 정비하고 있다.

작년 출범한 중국의 통합 경쟁당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하 총국)은 종전 시행해온 담합 관련 규정을 폐지하고 새로 제정·공포한 '독점협의 금지 임시규정'을 다음 달 시행한다.

독점협의는 담합과 유사한 개념이다. 중국은 '명확한 협의, 결정을 하지 않았어도 실질적으로 협조, 조정, 일치 효과가 있는 행위'도 독점협의 중 하나로 보는 등 담합을 폭 넓게 정의했다. 과징금은 해당 기업 전년도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부과한다. 담합 자진신고자에게 처벌 감경·면제 혜택을 주는 리니언시도 규정했다.

총국은 작년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담합 의혹 조사에 나서는 등 법 집행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라 관련 규정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평가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기업에 대한 중국의 담합 조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우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총국은 종전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행위 관련 규정을 폐지하고 새로 제정한 임시규정을 다음 달 시행한다. 관련 법 집행 관련 남용 행위 유형, 판단기준, 조사처리 절차 등에 대한 세부사항을 규정했다.

반독점법 집행, 지식재산권 보호 등 분야 감독·관리를 위해 '심각한 위법 신용상실 명단 관리방법'도 작성했다. 심각한 위법 행위로 신용을 상실한 주체(기업·개인 등)를 명단에 등록·제외하고, 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하는 것 등을 규정했다. 종전 규정과 달리 기업 뿐 아니라 자연인도 대상에 포함한 게 특징이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이 작년 총국 출범에 따라 법 집행 체계 전반을 정비하는 동시에, 그간 경쟁법 운용 과정에서 발견된 미비점을 보완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법 집행 투명성이 높아지고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이점이 있지만, 국내외 기업에 대한 제재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우리 기업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경쟁법 변화가 우리나라에 또 다른 대외리스크가 되지 않도록 사전에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비교적 최근인 2008년에야 경쟁법을 시행했지만 관련 규정·제재를 지속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통합 경쟁당국 출범과 최근의 규정 정비가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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