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디바이스와 서비스의 명과 암

박성준 미국 사바나예술대학 교수 “판매 대수에 비해 체감 사용률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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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에코를 시작으로 음성인터랙션을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AI) 디바이스와 서비스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인식기기의 체감 사용률은 뒤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박성준 미국 사바나예술대학 교수는 19일 열리는 ‘인공지능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위한 디자인 트렌드 및 실무 가이드’ 세미나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AI 디바이스와 서비스는 분명히 명과 암이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우선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초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판매 대수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 에코가 처음 출시된 5년 전 당시에는 이미 스마트폰 어시스턴트에 있는 기능이라는 이유로 시장 성공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대다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음성 인터랙션만을 위해 특화한 막강한 접근성을 앞세워 스마트 스피커 광풍이 시작됐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실제 판매 숫자도 이를 증명한다. 영국 시장 조사기업 주니퍼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스마트 스피커 포함 기기 1억 대에 아마존 에코가 들어가 있다.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구글의 음성비서는 안드로이드 기기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바탕으로 적용 기기가 이미 10억대에 이른다. 2021년까지 미국 내 가정의 절반이 스마트 스피커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교수는 이에 대해 “많은 미국 가정을 방문해 본 결과 무리한 예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음성비서가 적용된 스마트TV의 성장률이 스마트 스피커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러한 스마트 스피커의 판매 대수에 비해 음성 인식기기의 체감 사용률은 떨어지는 것이 부정적인 측면이라고 소개했다. 당장 소비자들이 스마트 스피커를 구입한 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지를 물어보면 결과는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다.

여러 연구 및 조사 자료에 따르면 처음에는 음성 인터랙션이 신기해서 몇 번 사용해보다가 결국에는 플러그를 뽑아버린다는 반응들이 많고, 이러한 신규 경험 효과 및 지속 사용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조사 기관 퓨처 소스(Future Source)에 따르면, 음성 인식 기기를 통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는 음악과 뉴스 듣기인데 2017년과 2018년 데이터를 비교해본 결과, 그 두 서비스의 사용률은 더 증가한 반면, 나머지 온라인 구매, 스마트 홈 제어, 게임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ACM 학술지에 출간된 한 연구는(벤틀리 저) 88개 가정을 대상으로 110일에 걸친 스마트 스피커 행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사용자는 초기 20일간은 여러 도메인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하다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2-3개의 대표 서비스만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음성 서비스를 소비자가 매일 습관적으로 하는 의식처럼 체화시키는 데 실패한다면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셈이다.

박성준 교수는 “직접 음성발화 실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한 사항”이라면서 “매일 아침 로봇을 쓰다듬어 줄 때 귀엽게 반응해주는 것을 통해 감성 충전이 되어야만 출근을 할 수 있다는 한 소셜 로봇 사용자의 인터뷰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러한 인공지능 기기의 한계에 소비자가 반복적으로 쓰기만을 바라며 지금처럼 서비스 개수만 늘려나간다면 소비자를 묶어 두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완전히 다른 수준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수준의 접근을 돕기 위해서는 두 가지 소비자의 경험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음성 인식 스피커는 목소리라는 특징으로 인해 의인성을 갖고 있고, 소비자는 불가항력적으로 무의식의 수준에서 사람처럼 대하고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박 교수는 “SKT 누구의 다정다감한 퍼소나로 인한 효과는 로그를 통해 직접 확인했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도 세계 모든 디바이스의 비기능적인 잡담은 아직도 간단한 일회성 반응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소비자의 생활 패턴을 살펴보면 아침 기상 직후, 출근 시, 퇴근 시, 취침 직전 등 스마트 스피커와 ‘루틴하게’ 인터랙션할 수 있는 뚜렷한 접점들이 있다. 박 교수는 직접 조사한 결과, 이 접점에서 소비자가 발화하는 명령은 대동소이하고, 정황별 니즈도 선명해 핵심 서비스를 결합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교수는 “이러한 두 가지 소비자의 경험을 토대로 음성 인터랙션을 의식화시킬 수 있는 감성 루프(Affective Loop) 등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성준 교수는 8월 19일 세미나에서 감성 루프에 대한 부분을 강연할 예정이며, 보이스 UX(VUX) 디자인 기초부터 응용, 음성 이후 소셜로봇을 포함한 멀티모달 설계까지 실무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한편 자세한 세미나 정보와 행사 참가는 전자신문인터넷 웹사이트(http://conference.etnews.com/conf_info.html?uid=118)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유은정 기자 (judy695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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