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야당 의원들이 손을 잡고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법안'을 동시발의 한다.
8일 홍일표 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관련 법안을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홍일표 의원실은 법안의 형식이나 체계 등을 검토한 결과물에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 법안을 대표 발의할 계획이다.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홍일표·강효상 자유한국당,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7월 말 스페인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국제회의에서 일본 야당 의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나카가와 마사하루 무소속 중의원, 와타나베 슈 국민민주당 중의원, 고니시 히로유키 입헌민주당 참의원 등 3명이 참석했다.
일본 의원들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의 주체 등을 명시한 공동 법안을 각국 의회에서 동시 발의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8선 의원이자 대표적 지한파로 분류되는 나카가와 의원은 영문으로 작성한 발제안을 직접 들고 와 한국 의원들에게 '공동 법안·동시 발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배상 주체로 한일 정부와 관련 기업들(related corporations)이 참여하는 안을 제시했다.
양국 의원들은 배상 주체를 2+1(한일 정부·일본 기업)로 하는 방안과 2+2(한일 정부·한일 기업)로 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법안의 실제 통과 여부를 떠나 공동 법안을 동시에 발의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함께 자리한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정부 대응과 엇박자가 날 수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홍일표 의원실 관계자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지금 실질적인 지원이 안 되고 있어서, 외교 마찰에 문제가 더 커지고 있다”며 “양국 의회에서 실질적 지원을 하도록 기금을 마련해서 지원을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에서 한일 공동 법안을 입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달 안에 일본 측과 상의해 동시에 발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