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진이 국제 공동연구로 향후 분자컴퓨팅 실용화에 필요한 기반 연구에 성공했다. 오랜 난제였던 유기단분자 열전도도를 측정해 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장성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화학공학부 교수가 참여한 공동연구진이 초미세 열을 측정하는 열량계를 이용해 유기단분자 열전도도를 측정했다고 5일 밝혔다.
분자컴퓨팅은 분자를 회로 최소단위로 이용하는 컴퓨팅 방법이다. 기존 실리콘 칩을 이용할 때보다 회로 집적도를 수천배 이상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실용화를 위한 숙제가 적지 않다.
분자컴퓨팅은 회로에 들어가는 전극도 분자로 연결하는데, 이 분자가 열을 받으면 빠르게 진동하면서 결합이 깨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단분자 열전도도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 것조차 쉽지 않다. 단분자는 분자 하나 정도로 얇은 구조체를 뜻한다.
연구팀은 '탐침형 열량계'를 이용해 단분자 열전도도를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이 열량계는 1조분의 1와트에 가까운 예민한 열감지 능력을 지녔다. 차가운 그 기판과 뜨거운 금 탐침 사이에 놓인 분자가 분리될 때 변화하는 열용량을 측정하는 방식을 썼다.
또 분자가 영향을 받는 '미시세상에서'는 보통과 다른 양상으로 열 전달이 이뤄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금속이나 반도체는 보통 소재 길이나 길 수록 열 전달이 감소하는데, '양자효과'가 적용되는 미시세상에서는 열 전달이 거의 일정함을 확인했다.
장성연 교수는 “단분자 레벨 열전도도를 처음으로 측정하는데 성공했다”며 “향후 분자 구조 디자인을 통해 분자컴퓨팅을 실현하고, 분자에너지 소재를 개발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