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연체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에 착수했다.
시중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며 올 상반기 28조원 가까이 증가, 연체율도 지속 높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기업 조기경보 시스템' 고도화에 착수했다. 2008년 해당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이후 10년 만의 고도화 작업이다.
신용자산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자산을 승인하고 대출을 실행하는 부서와 감리부서에서 여신에 대한 적정성, 신용등급 적정성, 취급절차 및 사후관리의 타당성 등을 점검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고도화 사업의 핵심은 '데이터베이스(DB)화'다. 대출 받는 기업의 금융감독원 상시평가, 금감원 사후관리보고서 및 각종보고서, 영업점·요약보고서·본부요약보고서를 자동화한다.
국내 조기경보 시스템에 국외차주도 수용한다. 그간 해외에 있는 차주 기록을 제대로 저장하지 못했던 한계를 보완한다. 중점관리기업을 선정하고 이력 관리도 가능하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중기대출 규모가 매년 확대됨에 따라 기업대출에서 미리 발생할 부실·연체 채권을 잡아내는 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라며 “현재 담당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기업신용평가 시스템을 여신 계정계(업무단 시스템) 프레임워크 기반으로 전환하며 조기경보 시스템을 최적화했다. 별도로 운영되던 기엽신용평가 시스템과 계정계가 통합됨에 따라 조기경보 시스템도 이에 맞춘 것이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도 기업여신 심사에 활용, 효율성을 높였다.
5대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15조원 이상 늘린 결과, 올 상반기 전체 은행권 대출 잔액도 총 26조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6월 말 5대 은행의 잔액은 428조8492억원으로 집계됐다. 경기부진에 전체 대출금액이 증가하면서 중기대출 연체율은 4월부터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하나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렸다. 상반기 기준 하나은행이 6.5%의 성장률을 보이며 우리은행(6%), 신한은행(5.7%)을 앞질렀다.
하나은행에 이어 신한은행도 기존 조기경보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기로 결정했다. 기업여신에 대한 변별력 및 사전 경보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위해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대출을 늘리면서 불가피하게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며 “리스크가 높은 중기 대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시스템 고도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