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100대 유통(Retail) 기업 중 이커머스 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위부터 5위까지 이른바 빅5 업체 중 3곳이 이커머스 업체가 이름을 올렸으며 한국 기업으로는 롯데와 신세계가 각각 8위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소매 판매액 기준으로 '2019 아시아 100대 유통 기업'을 조사한 결과 중국 알리바바가 2435억 달러(약 288조원)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는 보고서를 1일 발표했다.
이어 징둥닷컴(2010억 달러)·세븐&아이(773억 달러)·이온그룹(679억 달러)·아마존(406억 달러)이 뒤를 이었다. 상위 5개 기업 중 3개 기업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로 나타났다. 알리바바는 2014년 이래, 징동닷컴은 2016년이래 1,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사중에서는 일본의 세븐&아이홀딩스(3위), 이온그룹(4위)이 상위에 올랐다.
한국 기업으로는 롯데(274억 달러)·신세계(253억 달러)·현대백화점그룹(110억 달러)·GS홀딩스(109억 달러)가 각각 7위, 10위, 23위, 24위에 올랐다. 롯데와 신세계는 2017년 각각 7위와 9위에서 2018년 한계단씩 순위가 하락했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이커머스 쿠팡은 57위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에서 불매운동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유니클로 운영사 패스트리테일링도 19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100대 유통 기업'은 유로모니터가 2004년부터 조사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에 발생한 아시아 온라인 기업 대 소비자(B2C) 거래의 47%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돼 10년 전인 2009년에 기록된 27%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와 징동닷컴, 라쿠텐과 같은 주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기업들은 폭넓은 쇼핑 옵션을 제공하면서도 안전한 결제와 믿을 수 있는 배송 시스템을 구축해 시장 성장에 힘을 보탰다. 유로모니터는 2023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인터넷 리테일링 시장 규모를 2018년 시장 규모의 두 배 수준인 1조 6000억 달러로 보고 있다.
아시아 지역은 글로벌 디지털 커머스 시장의 41%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처분소득 증가, 고령화, 도시화와 1인 가구의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아시아 유통 시장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었다.
조사를 담당한 이반 우즈노브 리서치 매니저는 “식품이나 음료 등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했던 제품을 이제 인터넷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며,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은 도시 소비자에게 대량 구매에서 필요에 따른 구매로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로모니터는 향후 5년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를 필두로 아시아 가구의 가처분 소득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해당 국가를 중심으로 대형 유통업체들의 시장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2017년과 2018년 아시아 지역의 유통 시장 규모를 판매액 기준으로 측정했으며, 서비스에 해당되는 호텔과 외식산업과 면세점 판매액을 제외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