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1일(현지시간) 약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내렸다. 또 당초 9월 말로 예정된 보유자산 축소 종료 시점을 2개월 앞당기기로 했다. 시중 달러 유동성을 회수하는 '양적 긴축' 정책을 조기 종료하기로 한 것이다.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P) 내렸다.
FOMC 종료 후 성명에서 “이 같은 조치는 경제활동의 지속 확장과 강력한 노동시장 여건, 대칭적인 2% 목표 주변에서의 인플레이션 등이 가장 유력한 결과라는 위원회의 견해를 지지한다”면서도 “이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연준은 가계 지출은 증가세를 보이지만 기업투자는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변동성이 큰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이 12개월 전 대비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지난 6월 FOMC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기준금리 결정에 만장일치는 되지 않았다.
이날 연준은 당초 9월 말로 예정됐던 보유자산 축소 종료 시점을 2개월 앞당겨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보유자산 축소란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고 시중의 달러화를 회수하는 정책이다. 한때 4조5000억 달러에 달했던 연준 보유자산이 3조6000억달러 규모로 줄어든 상태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인하는 “명확히(definitely) 보험적 측면”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가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불확실성과 위험에 대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금리인하가) 단지 한 번이라고도 말하지 않았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