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도로 시공과 품질관리가 동시에 가능한 스마트 건설 기술이 도입된다. 차량 위치, 플랫폼 등 스마트 건설 시스템이 도로 공사에 적용되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한국도로공사는 9월부터 고속도로 29호선 세종-포천 건설공사 일부 구간에 '지능형 성토-다짐 관리 기술'을 적용한다고 16일 밝혔다.
도로를 시공하면서 품질관리를 동시에 수행한다. 실시간 토양 정보가 건기연 스마트토공 플랫폼에 전송되는 기술이다. 도로 바닥을 다지는 진동롤러 차량이 땅의 반동 세기를 인지한 뒤 바닥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이를 위해 차량에 센서가 부착돼 있다. 건기연 관계자는 “반동 세기가 크면 땅이 단단하게 잘 다져진 것이며, 반동 세기가 작으면 잘 다져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 흙을 쌓는 작업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기연 스마트 토공 플랫폼에 차량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얻은 △장비 이동 거리 △토지 층에 대한 정보 △도로 정보 △작업량 △남은 작업 구간 등 다양한 정보가 저장된다.
건기연은 차량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술과 GPS를 융합한다. GPS는 높이에 대한 오차가 크지만, DMB기술을 결합하면 높이에 대한 오차를 줄일 수 있다.
건기연은 이 기술을 통해 △시간과 비용 절감 △안전도 향상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도로 공사 과정은 흙을 쌓고, 단단히 다지는 과정에서 시공과 품질평가 작업이 번갈아 진행돼 시간이 많이 걸렸다. 공사 시방서에 따라 한 번에 최대 30㎝ 밖에 흙을 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 도로 품질 평가 또한 부정확했다. 기존 도로 품질 평가는 200m마다 토양을 샘플링해 검사했다. 건기연 관계자는 “고속도로 자체가 너무 길기 때문에 그동안 전체 도로에 대한 평가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문제가 되는 싱크홀도 방지 할 수 있다. 건기연 관계자는 “도로에서 큰 문제가 되는 싱크홀은 도로가 단단하게 다져지지 않아서 물이 들어가 발생한다”며 “지능형 성토-다짐 관리 기술을 통해서 도로가 단단하게 다져지면 싱크홀이 생길 가능성도 현격하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장비 기사에 의해 이뤄졌던 공사도 체계화될 전망이다. 장비 기사는 차량에서 태블릿으로 남은 작업 구간 등을 보면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건기연 관계자는 “차량 기사가 공사시간을 줄이기 위해 차량을 빨리 운행하면 땅이 튼튼하게 잘 다져지지 않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면 차량 속도까지 체크할 수 있어 안전한 고속도로 착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건기연은 올해 시범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확대 적용 범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