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이 2조원에 이르면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추경안에 부품·소재전문펀드 결성을 위한 예산을 반영해 일본 수출 규제에도 대응한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과 한국벤처캐피탈협회(회장 정성인)은 18일 '2019 상반기 벤처투자 동향'을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1조899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투자액 1조6327억원 대비 16.3% 증가했다.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전체 투자액인 3조4249억원의 절반을 넘었으며, 현재 상승세를 감안할 때 올해 전체 투자액이 4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비상장기업 중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이상인 유니콘기업 수가 9개사로 늘어난 것도 벤처투자생태계의 긍정적 성과로 제시했다.
유니콘기업은 민간 벤처캐피털(VC) 정보업체인 CB인사이트가 조사·발표한다. 한국 회사로는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엘앤피코스메틱, 옐로모바일, 우아한형제들, 위메프, 크래프톤, 쿠팡, 지피클럽이 꼽힌다.
업력별 투자현황을 보면 3년 이내 초기기업과 3~7년 사이 중기기업 투자비중이 증가했다. 이는 벤처시장에 모험투자가 증가하는 것이라고 중기부는 설명했다.
업종별로 바이오·의료 등 생명공학,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투자비중이 각각 27.5%, 24.6% 순으로 높았다. 전자상거래·공유경제 등의 확대로 유통서비스 분야 투자 비중도 전체의 18.8%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27.6% 급상승했다.
다만 전기·기계·화학·소재 등 전통적 산업군에 대한 투자 비중은 계속 줄어들어 전년 대비 17.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생명공학 분야 벤처투자가 1537억원(2017년 상반기)에서 5233억원(2019년 상반기)으로 3배 이상 늘어날 때 전기 기계 화학 소재는 1760억원에서 1571억원으로 줄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두 자리숫자 투자 비중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8.3%까지 쪼그라들었다. 4차산업혁명 관련 융합·신산업 등으로 벤처캐피털(VC)의 관심이 옮겨갔기 때문이다.
이런 투자 추세로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소재·부품 기술 국산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이다. 중기부는 이번 추경안에 소재 전문 펀드 결성을 위한 예산을 추가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벤처펀드 결성규모는 1조31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소폭 감소했다. 작년 1분기에 2017년 모태펀드 8000억원 추경으로 인해 작년 벤처펀드 결성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국민연금과 모태펀드 출자 펀드가 본격적으로 결성되면서 펀드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규모가 줄었음에도 민간 출자가 지난해 동기 9538억원 대비 1113억원 증가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민간 벤처펀드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중기부는 벤처투자 활성화의 성과를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추경에서 모태펀드 재원투입을 대폭 늘리는 등 벤처투자를 대폭 늘린 덕분으로 평가했다.
같은 해 11월 창투사 설립자본금을 5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완화하고, 벤처펀드 투자시에 세제혜택을 지속적으로 늘릴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혁신성장지표인 벤처투자가 연속적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다음 달에는 제2벤처붐 확산을 이어갈 수 있는 세제혜택 등 추가 벤처투자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