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17일 “당장 대우건설을 매각하기보다는 잠재 매수자들이 원하는 형태로 가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기업을 넘겨받아 기업 가치를 높이고 매각을 추진하기 위한 자회사다.
이날 이대현 대표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에서 열린 KDB인베스트먼트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건설 매각 계획에 대해 “지금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매각을 서두른다는 얘기는 (잠재 매수자에게) 급하다고 보일 수 있기에 일정을 잡아놓지 않았다”며 “대우건설 경쟁력 강화를 우선과제로 보고 있으며 이를 위해 발전 가능성이 어디인지 스터디를 진행하고 대우건설 담당자들과도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에서의 해결 과제로는 플랜트 사업 부문뿐 아니라 전반적인 사기 저하,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 미흡 등을 꼽았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실무진 자리에 오퍼레이팅 파트너 인력을 파견할 계획이다.
지난 4월 법인을 설립한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업무집행사원(GP) 등록을 완료하고 이달 1호 사모집합투자기구(PEF) 자산으로 대우건설을 이관 받은 후 지난 16일 공식 출범했다. 연내 산업은행으로부터 2호 자산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현재 산업은행의 100% 자회사다. 산은이 이를 순차 매각해 향후 민영화한다. 대표는 이대현 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맡고 있다.
국책은행 중심의 구조조정 시장을 민간 중심으로 바꾸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산업은행에는 순환보직과 여러 차례의 감사, 사실상 공무원에 준하는 지위 등 공기업으로서의 제약사항이 많아 KDB인베스트먼트가 출범하게 됐다”며 “정책금융기관과의 협력 체계로 시작해 점차 민간 중심 회사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