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 쪽이 받혔는데, 조수석 탑승자가 큰 부상

'자동차가 미끄러지며 운전석 쪽이 기둥에 받혔다면 누가 가장 큰 부상을 당할까'

직접적인 충격이 없는 조수석 탑승자가 오히려 더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충돌실험 결과가 공개됐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32㎞/h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의 75도 각도 측면을 기둥에 충돌하는 실험을 했다고 11일 밝혔다.

자동차 안에는 운전석과 조수석에 더미가 모두 앉아 있었다. 충돌 후 운전석 문이 찌그러지면서 운전석 왼쪽에서는 에어백이 터졌으나, 충격이 없었던 오른쪽 조수석에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충격 때문에 왼쪽으로 심하게 쏠린 조수석 탑승자 머리와 목이 꺾여 운전자와 충돌했다. 좌우 흔들림에 안전벨트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Photo Image
충돌 직후
Photo Image

이는 다른 차량과 부딪힌 후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이나 전봇대 같은 기둥에 차량이 부딪히면서 나타나는 2차 사고의 유형이다.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는 사고와도 유사하다. 사고 직후나 직전 보통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기 때문에 이러한 사고가 일어날 때 평균 속도는 32㎞/h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조수석 탑승자는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드러났다.

지금까지 조수석 탑승자가 얼마나 피해를 입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사고 후 보험회사나 의료계에서 연구 데이터가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시우 교통안전공단 연구위원은 “조수석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는 에어백을 비롯해 추가적인 장치나 안전벨트 사양 변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