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테슬라 '슈퍼차저'처럼 대규모 독자 충전소 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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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자체 브랜드를 단 초급속 충전소를 전국에 구축한다. 현대차는 약 100억원을 투입해 전국 20~30여 곳에 100기의 초급속 충전기를 설치한다. 오는 10월부터 공용시설로 운영한다. 10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형 유통매장 내 공동 전기차 충전소.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현대·기아자동차가 독자 브랜드의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전국에 구축한다. 테슬라의 '슈퍼차저'와 같은 형태다.

그러나 테슬라와 달리 자사 고객뿐만 아니라 모든 전기차가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운영한다. 이 충전인프라는 현존하는 충전기 가운데 최고 스펙의 초급속(350㎾급) 충전시설로 만들어지며, 올해만 자체 예산이 최소 100억원이 투입된다. 단순 충전 기능 외에 자동 차량 진단, 데이터 정보 제공 등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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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지난 1월 이마트 광교점에 오픈한 일렉트로 하이퍼 차저 스테이션(Electro Hyper Charger Station).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그룹이 전국에 350㎾급 초급속 충전기 100기를 구축, 오는 10월 충전서비스 독자 브랜드를 론칭한다. 전국 20여 충전소에 100기의 초급속 충전기가 깔린다. 충전기와 변전시설·공사비 등을 합쳐 투입되는 예산만 최소 100억원 수준이다. 현대차는 정부의 충전기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예산을 투입한다. 국내 집단형 충전소 가운데 민간 자본에다 개방형으로 운영되는 국내 최초 사례다.

현대차는 이미 국내 충전기 제조사를 협력사로 선정, 현재 고객 접근성에 유리한 충전소 부지를 최종 조율하고 있다.

특히 이 충전기는 한 시간에 350㎾의 전기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설비로, 현존하는 충전기 가운데 최고급 스펙이다. 시간당 350㎾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는 2020년 이후부터 국내 시판될 예정으로 있으며, 배터리 용량이 60㎾h인 전기차를 충전할 경우 완충(80% 충전)까지 5~6분이면 충분하다. 현재 전국에 깔린 급속충전기(50㎾) 충전 속도와 비교할 때 약 7배 빨라진 형태다.

현대차는 오는 10월부터 개방형 충전소로 운영할 목적으로 현대차 이외 충전 규격만 맞으면 누구나 사용하도록 방침을 세웠다. 초기 전기차 시장을 감안해 전기차의 민간 보급 확산에 동참하겠다는 전략이 깔렸다. 이는 전국 20여 곳에 폐쇄형 슈퍼차저를 운영하고 있는 테슬라와 상반된다. 충전요금은 현재 정부 및 민간 충전서비스 업체 요금과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충전인프라를 통해 친환경차 이미지 강화를 꾀한다. 전기차 판매 확대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충전기를 거점으로 한 자동 차량 진단이나 시승차·카셰어링 등 서비스 모델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충전소 자체를 고객과의 접점으로 활용하면서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를 접목시킨다는 전략에서다.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확장의 거점으로 충전인프라를 활용할 방침이다.

전기차 충전시설은 엔진차 시대의 주유소와 같은 기능을 한다. 현대차는 차량 제조와 충전인프라를 모두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충전 시설로 당장 큰돈을 벌 계획은 없지만 향후 과금 체계 변경, 민간 중심 충전시설 확장 시에 또 다른 비즈니스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 충전인프라는 독자적으로 구축하지만 타사 전기차 고객에게도 개방하고, 향후에도 개방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면서 “다만 독자 브랜드인 만큼 예약 등 자사 고객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주기 위한 별도의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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