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근 불거진 트롬 건조기의 자동세척 콘덴서 먼지 논란에 '10년 무상보증 카드'를 꺼내들었다. 일부 제품 콘덴서에 먼지가 끼는 현상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다만, 자동세척 콘덴서 결함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LG전자는 9일 입장문을 통해 “콘덴서에 일정 수준 먼지가 있더라도 의류건조기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고객들께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세척 콘덴서에 대해 구입 후 10년간 무상으로 보증하겠다”고 밝혔다. 보증기간 중 무상으로 콘덴서 상태를 점검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파만파 확산된 트롬 건조기 내 자동세척 콘덴서 먼지 잔류 논란 대응책이다. LG전자 트롬 건조기는 자동세척기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콘덴서 내 먼지가 잔류하고 고착화되는 현상이 발견됐다.
콘덴서는 '열 교환기' '열 응축기'로 불리는 부품이다. 건조과정에서 열풍은 습기를 머금게 된다. 콘덴서를 통해 열풍은 습기를 수분 형태로 배출하고 다시 건조에 활용된다. 과정을 수행하면서 콘덴서에는 일부 먼지가 잔류하게 된다. 이는 콘덴서 세척 방식, 제조사 관계없이 동일하게 발생한다.
기존 건조기가 수동으로 이를 세척하도록 안내한 반면, LG전자는 응축(기체가 액체로 변화하는 현상) 시 발생한 물을 이용한 자동세척기능을 앞세웠다. 수동청소 불편함을 해소하고 날카로운 콘덴서 형태로 인한 부상 위험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LG전자 측은 “자동세척 콘덴서는 완벽하게 먼지를 없애는 것은 아니지만, 건조효율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먼지를 관리할 수 있다”면서 “기능 결함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LG전자는 입장문 발표에 앞서 현장 판촉사원을 대상으로 '건조기능상 큰 결함은 아니며, 관련 불편점이 있으면 점검 서비스를 무상 제공한다'는 응대 가이드라인을 하달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해당 이슈 문의가 두드러지게 증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로서는 뼈아프다. 신 가전이자 주력제품인 건조기에서 부정 이슈가 발생해서다. 이제 중요한 것은 향후 회사의 대응이다. 이번 대응을 두고 업계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건조기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10년 무상보증을 꺼내든 것은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라며 “오히려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계기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LG전자 주력 품목에서 이슈가 발생한 만큼, '가전 강자'라는 이미지에 손상이 불가피해졌다”면서 “주력인 가전사업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