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라임' 한국 진출 가시화…태동기 모빌리티 시장 선점 경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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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스쿠터판 우버로 불리는 '라임'이 국내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라임 경쟁사 빔은 벌써 국내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에 진입했다. 태동기에 진입한 국내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을 놓고 국내와 해외 기업 간 선점 경쟁이 불붙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라임이 임원급을 포함해 한국지사에서 근무할 직원 채용에 들어갔다. 한국 사업을 총괄할 제너럴 매니저 모집에 수백명이 지원했다. 애플리케이션(앱)에도 한국어 버전을 추가하는 등 현지화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 정확한 시점은 미정이지만 늦어도 올 하반기 중에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라임은 '버드'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대형 기업이다. 미국·유럽 등 2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우버로부터 3억3500만달러(약 3735억원)를 투자받아 창업 2년여 만에 기업 가치 2조원을 인정받고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이달 들어 우버 플랫폼에 올라갔을 정도로 서비스 주목도가 높다.

라임 경쟁사 가운데 하나인 빔도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싱가포르를 기점으로 급성장한 업체다. 최근 '빔모빌리티코리아' 국내 법인을 설립하고 인원을 확충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서울지하철 2호선 선릉역 일대를 중심으로 테스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기술 수용도가 높은 한국 시장이 매력도가 높다고 판단한 탓이다.

실제로 국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 올룰로가 지난해 가을 '킥고잉'으로 서비스를 처음 선을 보인 후 15개 이상 업체가 시장에 진입했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KAIST와 공동으로 캠퍼스 내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선두 업체 킥고잉은 전동스쿠터 1500대 규모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7월 기준 이용자 수 18만명을 돌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기업이 국내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 전문 기업들은 초기 시장 잠식을 우려하고 있다. 과거 우버의 국내 진출 당시에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됐다. 공유 전동스쿠터 플랫폼은 카풀과 비교해 시장 진입도 쉬운 편이다. 택시업계 등 전통업계의 반발도 없고, 길 안내 등 중앙 관제도 크게 필요하지 않다.

다만 전동스쿠터 서비스는 아직 규제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법상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면허를 획득해야 하고,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로만 달릴 수 있다. 안전 문제도 있다. 안전모를 착용한 운전자가 드물고, 인도 등지에서 질주하는 이용자가 많아 관련 사고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질서를 고려해 국내 업체들도 상당히 조심스럽게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는 방식으로 국내에 진출한다면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신-구 간 갈등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국 기업이 자본력을 앞세워 들어온다면 작은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어떻게 경쟁해야 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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